보험업계 "현실적으로 어렵다" … 금감원, 60% 초반 25회차 유지율 내년말까지 올려야
금융감독원이 보험민원 50% 감축에 이어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80% 이상 유지하라고 요구하자 보험사들이 현실성 없는 방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 16일 금감원에 보험민원 50% 감축과 25회차(2년 1개월) 보험계약 유지율 80% 달성을 담은 분기별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불완전판매 방지와 설계사 이직에 따른 '고아계약' 발생 가능성을 차단해 60% 초반대의 25회차 계약유지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세부 실천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유지율은 보험계약이 효력 상실되지 않고 계속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 매출계획이나 손익분석, 상품의 유지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또 설계사 등 모집조직이 완전판매를 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로도 쓰인다. 즉 25회차까지 유지되는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기 도래시까지 해약할 가능성이 없는 진성계약인 것.
결국 25회차 계약유지율이 높으면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설계사 등 모집조직 모두에게 이롭다. 보험사는 매출과 손익이 좋아지고 계약자는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조기해약에 따른 금전적 손해도 줄일 수 있다. 설계사는 계약이 장기간 유지되면 추가적인 관리 수당을 받는다.

◆미국·일본과는 제도적 문화적 차이 커 = 당연히 보험사들은 25회차 계약유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13회차와 달리 25회차 유지율은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에 65.7%였던 유지율은 2007년에 68.7%까지 오르더니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상승 추세가 꺾였다. 2009년에 61.2%, 2010년 57.2%로 하락한 뒤 2011년에 63.1%로 전년 대비 5.9%p 상승했다. 그래도 2005년에 비해서는 2.6%p 낮다. 반면 13회차 유지율은 2005년 79.3%에서 2011년에 79.6%로 다소 올랐다.
추세를 봤을 때, 내년말까지 25회차 유지율을 80% 이상으로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25회차 유지율이 80% 이상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보험료 납입방법이나 모집조직 형태, 보유계약 전환 등의 제도적, 문화적 차이가 작용한 결과"라며 "감독당국이 해외사례를 인용, 80% 목표를 제시하고 내년말까지 달성하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보험료를 일시에 내거나 1년치 보험료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매달 보험료를 내는 월납형태가 99%를 차지한다. 또 미국와 일본은 사업비 후취방식의 연금상품이 많은데, 만약 계약자가 조기해약을 하면 사업비 외에 패널티가 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전환이 어려운데, 일본은 보장성보험 계약건수의 40%가 계약전환을 한 경우다. 설계사도 일본은 고정급을 받는 직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수당을 받는 독립사업자다.
◆경기침체기 보험해약 요구 막을 수 없어 =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 만약 보험사들이 유지율 제고를 위해 계약자의 보험해약 요구를 무시하거나 계약인수 심사를 강화하면 오히려 감독당국이 줄이려고 하는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를 예측해 해약할 가능성이 있는 계약을 선별해서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특히 유지율은 경기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유지율을 80% 이상으로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완전판매를 하면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각 보험사들의 애로사항은 수렴해 목표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보험사별로 처지가 다른 만큼, 다음주까지 애로사항을 제출하도록 했다"며 "80% 이상으로 설정한 목표는 보험산업 신뢰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1 회계연도 기준으로 25회차 계약유지율을 80% 이상 달성한 곳은 하나HSBC생명(80.2%)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83.7%) 두 곳 뿐이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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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민원 50% 감축에 이어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80% 이상 유지하라고 요구하자 보험사들이 현실성 없는 방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 16일 금감원에 보험민원 50% 감축과 25회차(2년 1개월) 보험계약 유지율 80% 달성을 담은 분기별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불완전판매 방지와 설계사 이직에 따른 '고아계약' 발생 가능성을 차단해 60% 초반대의 25회차 계약유지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세부 실천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유지율은 보험계약이 효력 상실되지 않고 계속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 매출계획이나 손익분석, 상품의 유지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또 설계사 등 모집조직이 완전판매를 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로도 쓰인다. 즉 25회차까지 유지되는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기 도래시까지 해약할 가능성이 없는 진성계약인 것.
결국 25회차 계약유지율이 높으면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설계사 등 모집조직 모두에게 이롭다. 보험사는 매출과 손익이 좋아지고 계약자는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조기해약에 따른 금전적 손해도 줄일 수 있다. 설계사는 계약이 장기간 유지되면 추가적인 관리 수당을 받는다.

◆미국·일본과는 제도적 문화적 차이 커 = 당연히 보험사들은 25회차 계약유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13회차와 달리 25회차 유지율은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에 65.7%였던 유지율은 2007년에 68.7%까지 오르더니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상승 추세가 꺾였다. 2009년에 61.2%, 2010년 57.2%로 하락한 뒤 2011년에 63.1%로 전년 대비 5.9%p 상승했다. 그래도 2005년에 비해서는 2.6%p 낮다. 반면 13회차 유지율은 2005년 79.3%에서 2011년에 79.6%로 다소 올랐다.
추세를 봤을 때, 내년말까지 25회차 유지율을 80% 이상으로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25회차 유지율이 80% 이상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보험료 납입방법이나 모집조직 형태, 보유계약 전환 등의 제도적, 문화적 차이가 작용한 결과"라며 "감독당국이 해외사례를 인용, 80% 목표를 제시하고 내년말까지 달성하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보험료를 일시에 내거나 1년치 보험료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매달 보험료를 내는 월납형태가 99%를 차지한다. 또 미국와 일본은 사업비 후취방식의 연금상품이 많은데, 만약 계약자가 조기해약을 하면 사업비 외에 패널티가 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전환이 어려운데, 일본은 보장성보험 계약건수의 40%가 계약전환을 한 경우다. 설계사도 일본은 고정급을 받는 직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수당을 받는 독립사업자다.
◆경기침체기 보험해약 요구 막을 수 없어 =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 만약 보험사들이 유지율 제고를 위해 계약자의 보험해약 요구를 무시하거나 계약인수 심사를 강화하면 오히려 감독당국이 줄이려고 하는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를 예측해 해약할 가능성이 있는 계약을 선별해서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특히 유지율은 경기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유지율을 80% 이상으로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완전판매를 하면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각 보험사들의 애로사항은 수렴해 목표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보험사별로 처지가 다른 만큼, 다음주까지 애로사항을 제출하도록 했다"며 "80% 이상으로 설정한 목표는 보험산업 신뢰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1 회계연도 기준으로 25회차 계약유지율을 80% 이상 달성한 곳은 하나HSBC생명(80.2%)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83.7%) 두 곳 뿐이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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