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를 동원한 사기 바둑으로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임 모씨(54) 등 6명을 구속하고 박 모씨(55)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은평구와 목동 등의 기원에서 사기 바둑을 둬 A씨 등 2명으로부터 1억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은평구에서 기원을 운영하는 임씨는 평소 바둑을 두며 만난 이들을 모아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추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티셔츠를 착용한 '선수'는 귀에 부착한 소형이어폰을 통해 '멘트기사'의 지도를 받아 내기바둑에서 연달아 이길 수 있었다. 멘트기사는 기원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 실시간으로 바둑판을 보며 훈수를 뒀다.
이들은 바둑 급수가 낮다고 피해자를 속인 뒤 판돈을 수십만원으로 정해 일부러 져주다가 백만원대로 판돈을 올린 다음 사기 범행에 들어갔다.
평소 바둑에 심취해 있던 A씨는 이들과 11일간 약 90번 내기를 하며 모두 1억2550만원을 잃었다.
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돈을 따야겠다는 생각에 멈출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임씨 일당은 A씨에게 범행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그동안 바둑으로 진 빚을 갚아줄테니 대신 돈 많은 사람을 끌어오라"고 유인하기도 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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