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형건설사 국내수주 '반토막'
영업이익률도 0.2% … 수익성 악화
건설업계가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수주난·자금난에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4대강사업 담합 및 로비의혹 등에 대한 세무·검찰조사까지 진행되면서 건설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2일 대형건설사 모임인 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31개 회원사의 1분기 국내 수주가 8조5594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15조2968억원) 대비 44.0%나 감소했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발주자별로는 민간부문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조3754억원에서 올해는 5조5618억원으로, 54.2% 줄었다. 민간부문의 수주악화는 국내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4·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주택·부동산 등 민간건설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매년 큰 폭의 수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엔 올해는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2조9214억원에서 2조8876억원으로 1.2% 감소에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의 국내건설 수주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비중 축소 방침에 따라 앞으로 국내 발주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의 SOC 재정투자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09년 2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3조1000억원으로 떨어졌다. 3년만에 9.4% 감소했다. 지난달 16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복지예산 확대 등 대선공약 재원마련을 위해 4년간 10조원대의 교통 SOC 예산을 삭감할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 건설시장이 축소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유럽 선진국 업체들과의 수주전이 치열해진데다,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 등으로 수익은 커녕 손실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해외수주가 많았던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분기 각각 5354억원, 2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해외시장 부실 때문이었다.
이러다보니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0.2%에 불과했다. 제조업(5.6%)의 3.6% 수준이다. 1000원어치 공사를 해 2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얘기다. 2008년엔 5.3%로, 제조업(6.6%)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는 경영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넘지않는 건설사가 2009년에는 24.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3분기 현재)에는 50.5%로 두배 이상 늘었다. 건설사 절반이 1년간 영업을 해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삼규 건설협회 회장은 30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 건설업계는 말 그대로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지역 중소건설업체는 아예 일손을 놓고 있을 정도"라고 우려한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21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에 놓여 있다.
최민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공사 수주액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건설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며 "건설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설업계에서는 주택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취득세 인하,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SOC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최윤호 건설협회 전무는 "SOC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소홀히 하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조건 SOC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GDP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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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도 0.2% … 수익성 악화
건설업계가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수주난·자금난에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4대강사업 담합 및 로비의혹 등에 대한 세무·검찰조사까지 진행되면서 건설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2일 대형건설사 모임인 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31개 회원사의 1분기 국내 수주가 8조5594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15조2968억원) 대비 44.0%나 감소했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발주자별로는 민간부문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조3754억원에서 올해는 5조5618억원으로, 54.2% 줄었다. 민간부문의 수주악화는 국내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4·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주택·부동산 등 민간건설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매년 큰 폭의 수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엔 올해는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2조9214억원에서 2조8876억원으로 1.2% 감소에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의 국내건설 수주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비중 축소 방침에 따라 앞으로 국내 발주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의 SOC 재정투자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09년 2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3조1000억원으로 떨어졌다. 3년만에 9.4% 감소했다. 지난달 16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복지예산 확대 등 대선공약 재원마련을 위해 4년간 10조원대의 교통 SOC 예산을 삭감할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 건설시장이 축소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유럽 선진국 업체들과의 수주전이 치열해진데다,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 등으로 수익은 커녕 손실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해외수주가 많았던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분기 각각 5354억원, 2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해외시장 부실 때문이었다.
이러다보니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0.2%에 불과했다. 제조업(5.6%)의 3.6% 수준이다. 1000원어치 공사를 해 2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얘기다. 2008년엔 5.3%로, 제조업(6.6%)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는 경영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넘지않는 건설사가 2009년에는 24.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3분기 현재)에는 50.5%로 두배 이상 늘었다. 건설사 절반이 1년간 영업을 해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삼규 건설협회 회장은 30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 건설업계는 말 그대로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지역 중소건설업체는 아예 일손을 놓고 있을 정도"라고 우려한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21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에 놓여 있다.
최민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공사 수주액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건설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며 "건설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설업계에서는 주택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취득세 인하,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SOC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최윤호 건설협회 전무는 "SOC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소홀히 하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조건 SOC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GDP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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