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민주화를 요구하는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의 삭풍을 만나 얼어붙은 지 벌써 2년 3개월이 됐다. 2011년 3월 시리아 국민은 '아랍의 봄'기운에 편승해서 아사드 정권의 독재를 규탄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평화적인 시위였다. 그러나 북 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태풍에 겁을 먹은 알아사드는 국민의 시위를 거칠게 탄압했다. 폭력은 더 큰 폭력을 자극했다. 마침내 국민이 무기를 들고 독재정권에 항거하게 되면서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지난 2년의 내전으로 8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서로 총을 겨누고 죽이는 단순한 내전이 아니다. 종교적 대립과 살해된 가족들의 복수가 엉킨 잔혹한 살육의 경연장이었다. 이제 그 잔혹한 장면을 유튜브에 올려 서로의 증오심을 무한대로 자극하고 있다. 왜 이런 반인륜적인 행동이 2년 3개월이나 계속되고 있는가?
막대한 석유자금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지도자 행세를 하던 리비아의 카다피 40년 독재는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군사작전으로 붕괴했다. 1년 뒤 이집트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은 불과 몇 달 만에 무바라크의 30년 독재에 막을 내렸다. 역사만 길었지 국력이 부실한 나라의 독재자 무바라크는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신세였기 때문에 백악관의 태도가 달라지는 순간 권력의 자리에서 축출돼 감옥행이었다.
그런데 시리아의 아사드 독재는 왜 그리 질기게 버티고 있는가? 이란과 러시아가 아사드 독재 정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정치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양성한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도 받고 있다.
내전 2년 동안 사망자만 8만명
수니파 아랍 국가들의 이슬람 주의자들로 구성된 반군(시리아해방군)의 공격을 받고 수세에 몰린 아사드의 정부군을 연명시켜 주고 있는 것이 헤즈볼라 무장세력이다. 그러나 아사드 독재는 이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어린이와 부녀자를 가리지 않고 살해하는 아사드 정권은 이제 아랍 사회에서도 고립돼 있다. 반정부 조직 시리아국민연합(SNC)은 미국 프랑스 영국은 물론 아랍연맹 22개국 대부분의 국가로부터 시리아를 대표하는 유일의 합법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아사드 정권은 그를 비호하는 러시아에게도 부담이다. 승산이 없는 내전을 빨리 해결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상과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이 5월7일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국제회의(제네바회담2)를 6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제네바회담2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시리아 위기를 무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회담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제네바회담2는 시리아 문제를 처음으로 다루는 회담이 아니다. 이미 작년 8월 제네바에서 시리아 위기를 다룬 회의가 한 차례 열렸었다.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실패를 면할 수 있을까? 문제는 바샤르 알 아사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달렸다. 우선 반정부 SNC은 과도정부에서부터 바샤르 알아사드의 사임과 안보 책임자들의 교체를 요구한다.
그런데 아사드는 지난 30일 헤즈볼라계 TV방송과의 회견에서 2014년 선거 때까지 대통령직에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제회담 결정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에 붙여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국민투표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빤한 일인데 국민연합측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회담의 성패는 러시아에 달렸다
아랍권의 독립언론 '알 쿠즈 알-아라비아'는 31일 아사드의 TV회견은 제네바2 회담에 대한 사망선고나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미국 러시아 외교 책임자들이 결정한 사실인 만큼 회담은 일단 열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아사드 정부나 러시아 측 또는 반정부 국민연합(SNC) 측이 회담을 앞두고 그들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이런 저런 계산된 발언을 흘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서 시리아 사태를 오늘에 이르게 한 러시아의 태도에 회담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 시리아 위기 해결을 바라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민주화를 요구하는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의 삭풍을 만나 얼어붙은 지 벌써 2년 3개월이 됐다. 2011년 3월 시리아 국민은 '아랍의 봄'기운에 편승해서 아사드 정권의 독재를 규탄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평화적인 시위였다. 그러나 북 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태풍에 겁을 먹은 알아사드는 국민의 시위를 거칠게 탄압했다. 폭력은 더 큰 폭력을 자극했다. 마침내 국민이 무기를 들고 독재정권에 항거하게 되면서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지난 2년의 내전으로 8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서로 총을 겨누고 죽이는 단순한 내전이 아니다. 종교적 대립과 살해된 가족들의 복수가 엉킨 잔혹한 살육의 경연장이었다. 이제 그 잔혹한 장면을 유튜브에 올려 서로의 증오심을 무한대로 자극하고 있다. 왜 이런 반인륜적인 행동이 2년 3개월이나 계속되고 있는가?
막대한 석유자금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지도자 행세를 하던 리비아의 카다피 40년 독재는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군사작전으로 붕괴했다. 1년 뒤 이집트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은 불과 몇 달 만에 무바라크의 30년 독재에 막을 내렸다. 역사만 길었지 국력이 부실한 나라의 독재자 무바라크는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신세였기 때문에 백악관의 태도가 달라지는 순간 권력의 자리에서 축출돼 감옥행이었다.
그런데 시리아의 아사드 독재는 왜 그리 질기게 버티고 있는가? 이란과 러시아가 아사드 독재 정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정치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양성한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도 받고 있다.
내전 2년 동안 사망자만 8만명
수니파 아랍 국가들의 이슬람 주의자들로 구성된 반군(시리아해방군)의 공격을 받고 수세에 몰린 아사드의 정부군을 연명시켜 주고 있는 것이 헤즈볼라 무장세력이다. 그러나 아사드 독재는 이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어린이와 부녀자를 가리지 않고 살해하는 아사드 정권은 이제 아랍 사회에서도 고립돼 있다. 반정부 조직 시리아국민연합(SNC)은 미국 프랑스 영국은 물론 아랍연맹 22개국 대부분의 국가로부터 시리아를 대표하는 유일의 합법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아사드 정권은 그를 비호하는 러시아에게도 부담이다. 승산이 없는 내전을 빨리 해결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상과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이 5월7일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국제회의(제네바회담2)를 6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제네바회담2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시리아 위기를 무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회담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제네바회담2는 시리아 문제를 처음으로 다루는 회담이 아니다. 이미 작년 8월 제네바에서 시리아 위기를 다룬 회의가 한 차례 열렸었다.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실패를 면할 수 있을까? 문제는 바샤르 알 아사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달렸다. 우선 반정부 SNC은 과도정부에서부터 바샤르 알아사드의 사임과 안보 책임자들의 교체를 요구한다.
그런데 아사드는 지난 30일 헤즈볼라계 TV방송과의 회견에서 2014년 선거 때까지 대통령직에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제회담 결정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에 붙여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국민투표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빤한 일인데 국민연합측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회담의 성패는 러시아에 달렸다
아랍권의 독립언론 '알 쿠즈 알-아라비아'는 31일 아사드의 TV회견은 제네바2 회담에 대한 사망선고나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미국 러시아 외교 책임자들이 결정한 사실인 만큼 회담은 일단 열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아사드 정부나 러시아 측 또는 반정부 국민연합(SNC) 측이 회담을 앞두고 그들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이런 저런 계산된 발언을 흘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서 시리아 사태를 오늘에 이르게 한 러시아의 태도에 회담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 시리아 위기 해결을 바라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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