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유통혁명 진행 중 … 서울 관악농협 앞장
도시농협이 소비지에서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등 7대 도시와 인구 30만명이 넘는 도시의 농협들이 금융점포 1176곳 중 905곳에서 운영 중인 신토불이창구를 농산물 전용 판매장으로 확대·개편하면서 우리 농산물 유통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관악농협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도 농협은행의 금융점포에 신토불이 농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신설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도시지역의 모든 금융점포에 우리 농산물을 판매하는 신토불이창구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현재 1354개(도시농협 905, 농협은행 449)소를 올해 안에 1555개(도시농협 935, 농협은행 620)로 201개 더 늘릴 계획이다.
◆우리 농산물 잘 팔아야 금융도 돈다 =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관악농협 우성지점은 지난 3월 23일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하나로마트)이 함께 있는 지점 건물(120평)
을 개조해 농산물판매장 규모를 80평에서 100평으로 늘렸다. 이곳에 들어서면 농산물 판매장 한 곳에 금융점포가 놓여 있다. 금융점포 한 구석에 농산물 판매장을 구색맞추기식으로 두었던 매장과는 거꾸로다. 이로써 우리 농산물 판매량은 이전에 비해 두 배 늘었다. 1일 매출액은 12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
관악농협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엔 금천구 독산동에 있는 문성지점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농산물판매장(하나로마트)를 확대했다. 이곳은 쌀을 포함한 양곡류와 가공·특산물을 전시·판매하던 간이매장에서 12평 규모의 우리 농축산물 판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품질 좋은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협목우촌 판매장과 전속 계약도 맺었다. 하루 10만~20만원 매출액은 90만원선으로 올랐다. 생필품이나 잡화 등은 취급하지 않아 골목상권 갈등도 없다.
이곳들은 1년 365일 판매장을 운영한다. 우성지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성지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장을 연다.
전체 매장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공간을 재배치하는 방식이어서 리모델링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우성지점은 4억3000만원, 문성지점은 300만원을 투자했다.
박준식 관악농협 조합장은 "도시농협은 농촌농협에서 생산한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일선"이라며 "금융점포 중심으로 운영되던 도시농협 점포를 농축산물 판매기능을 확대한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식으로 하면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적은 비용으로 우리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악농협은 올해 안에 16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개조해 금융점포 안에 농축산물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4개 지점을 완성했고 5월과 6월 한 곳씩 더 확대·개장한다. 5월에 문을 여는 신본지점의 경우 90평 매장 전체를 금융점포로만 운영하던 곳을 개조해 농산물 판매장 비중을 60%로 바꾼다.
관악농협은 금융점포를 줄이면서 이곳에 있던 직원도 농산물 판매 쪽으로 재배치했다.
◆순회점장제로 물류비 낮춰 = 관악농협은 신설 지점의 경우엔 올해부터 농산물 판매장을 중심으로 개장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장한 독산중앙지점(금천구 독산동)은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 크기를 비슷한 규모로 만들었다.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은 건물구조상 한 매장으로 연결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중앙통로를 뚫어서 연결했다.
역시 연중 무휴다.
시흥중앙점(금천구 시흥동)은 '농산물 판매장 안에 금융점포'라는 개념을 담아 만들었다. 우성지점이 기존 점포를 개조해 '농산물 판매장 중심'을 강조했다면 시흥중앙점은 신설 점포를 농산물 판매장 중심으로 만들어 '도시농협을 농산물 판매농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하면서도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물류효율화를 꾀했다. 김동학 관악농협 하나로마트 분사장은 "지점 서너 곳을 한 사람이 담당하는 순회점장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농축산물 공급은 관악농협 본점에서 일괄 처리해 지점에서는 농산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매장을 농산물 판매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것과 함께 도시농협을 생산자조합과 소비자조합을 결합한 이종협동조합으로 만들면 우리 농산물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조합장은 "도시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그들이 우리 농산물을 구매한 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마일리지)을 주면 된다"며 "이런 변화도 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농축산물 직거래장터 1호점 개장 = 한편, 농협은행도 24일 신토불이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 1호점을 열었다. 'NH농협은행' 용두동지점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지점에서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 개장식을 가졌다.
농협은행 용두점은 기존에 있던 신토불이 매장 15평을 금융점포와 분리해 별도의 보안시설을 갖추고 금융점포가 문을 닫거나 열지 않는 때에도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기선 농협중앙회 마트마케팅부 차장은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한 1년 363일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농축산물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용두점 신토불이 직매장은 전에는 가공·특산품을 취급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취급품목도 과일·채소로 바꾸었다. 또 축산물 코너도 설치했다. 농협중앙회는 서울 등 7대 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20개소, 2015년까지 80개소 이상의 신토불이 농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개장식에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을 포함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신충식 NH농협은행장, 산지농협 조합장 20여명이 참석해 농협과 소비자단체측이 금융점포를 농산물 판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쏟는 관심을 반영했다.
최원병 회장은 "신토불이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가 규모는 작지만 유통단계를 줄여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장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도시농협의 정체성을 확고히하고 금융사업과 유통사업간 연계효과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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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협이 소비지에서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등 7대 도시와 인구 30만명이 넘는 도시의 농협들이 금융점포 1176곳 중 905곳에서 운영 중인 신토불이창구를 농산물 전용 판매장으로 확대·개편하면서 우리 농산물 유통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관악농협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도 농협은행의 금융점포에 신토불이 농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신설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도시지역의 모든 금융점포에 우리 농산물을 판매하는 신토불이창구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현재 1354개(도시농협 905, 농협은행 449)소를 올해 안에 1555개(도시농협 935, 농협은행 620)로 201개 더 늘릴 계획이다.
◆우리 농산물 잘 팔아야 금융도 돈다 =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관악농협 우성지점은 지난 3월 23일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하나로마트)이 함께 있는 지점 건물(120평)
을 개조해 농산물판매장 규모를 80평에서 100평으로 늘렸다. 이곳에 들어서면 농산물 판매장 한 곳에 금융점포가 놓여 있다. 금융점포 한 구석에 농산물 판매장을 구색맞추기식으로 두었던 매장과는 거꾸로다. 이로써 우리 농산물 판매량은 이전에 비해 두 배 늘었다. 1일 매출액은 12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
관악농협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엔 금천구 독산동에 있는 문성지점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농산물판매장(하나로마트)를 확대했다. 이곳은 쌀을 포함한 양곡류와 가공·특산물을 전시·판매하던 간이매장에서 12평 규모의 우리 농축산물 판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품질 좋은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협목우촌 판매장과 전속 계약도 맺었다. 하루 10만~20만원 매출액은 90만원선으로 올랐다. 생필품이나 잡화 등은 취급하지 않아 골목상권 갈등도 없다.
이곳들은 1년 365일 판매장을 운영한다. 우성지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성지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장을 연다.
전체 매장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공간을 재배치하는 방식이어서 리모델링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우성지점은 4억3000만원, 문성지점은 300만원을 투자했다.
박준식 관악농협 조합장은 "도시농협은 농촌농협에서 생산한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일선"이라며 "금융점포 중심으로 운영되던 도시농협 점포를 농축산물 판매기능을 확대한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식으로 하면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적은 비용으로 우리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악농협은 올해 안에 16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개조해 금융점포 안에 농축산물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4개 지점을 완성했고 5월과 6월 한 곳씩 더 확대·개장한다. 5월에 문을 여는 신본지점의 경우 90평 매장 전체를 금융점포로만 운영하던 곳을 개조해 농산물 판매장 비중을 60%로 바꾼다.
관악농협은 금융점포를 줄이면서 이곳에 있던 직원도 농산물 판매 쪽으로 재배치했다.
◆순회점장제로 물류비 낮춰 = 관악농협은 신설 지점의 경우엔 올해부터 농산물 판매장을 중심으로 개장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장한 독산중앙지점(금천구 독산동)은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 크기를 비슷한 규모로 만들었다. 금융점포와 농산물판매장은 건물구조상 한 매장으로 연결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중앙통로를 뚫어서 연결했다.
역시 연중 무휴다.
시흥중앙점(금천구 시흥동)은 '농산물 판매장 안에 금융점포'라는 개념을 담아 만들었다. 우성지점이 기존 점포를 개조해 '농산물 판매장 중심'을 강조했다면 시흥중앙점은 신설 점포를 농산물 판매장 중심으로 만들어 '도시농협을 농산물 판매농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하면서도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물류효율화를 꾀했다. 김동학 관악농협 하나로마트 분사장은 "지점 서너 곳을 한 사람이 담당하는 순회점장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농축산물 공급은 관악농협 본점에서 일괄 처리해 지점에서는 농산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매장을 농산물 판매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것과 함께 도시농협을 생산자조합과 소비자조합을 결합한 이종협동조합으로 만들면 우리 농산물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조합장은 "도시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그들이 우리 농산물을 구매한 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마일리지)을 주면 된다"며 "이런 변화도 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농축산물 직거래장터 1호점 개장 = 한편, 농협은행도 24일 신토불이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 1호점을 열었다. 'NH농협은행' 용두동지점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지점에서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 개장식을 가졌다.
농협은행 용두점은 기존에 있던 신토불이 매장 15평을 금융점포와 분리해 별도의 보안시설을 갖추고 금융점포가 문을 닫거나 열지 않는 때에도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기선 농협중앙회 마트마케팅부 차장은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한 1년 363일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농축산물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용두점 신토불이 직매장은 전에는 가공·특산품을 취급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취급품목도 과일·채소로 바꾸었다. 또 축산물 코너도 설치했다. 농협중앙회는 서울 등 7대 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20개소, 2015년까지 80개소 이상의 신토불이 농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개장식에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을 포함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신충식 NH농협은행장, 산지농협 조합장 20여명이 참석해 농협과 소비자단체측이 금융점포를 농산물 판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쏟는 관심을 반영했다.
최원병 회장은 "신토불이 농축산물 상설직거래장터가 규모는 작지만 유통단계를 줄여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장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도시농협의 정체성을 확고히하고 금융사업과 유통사업간 연계효과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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