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극본 송재정 김윤주, 연출 김병수, 이하 '나인')이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3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해 10주 동안 시청자들에게 긴박감 넘치는 판타지의 세계를 선사한 '나인'의 종영 소식에 팬들은 아쉬움과 함께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나인'은 지난 해 타임슬립의 진수를 보여줬던 '인현왕후의 남자'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알려져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첫 방송이 시작된 직후에는 빠른 전개와 영상미, 남녀 주인공 이진욱, 조윤희의 환상 케미가 열광적인 호응을 받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본격적인 시간여행 판타지가 시작, 뒤엉키는 인물들의 관계와 상상 이상의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나인 홀릭'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극찬 속에 종영을 맞이하게 된 '나인'이 남긴 의미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지 살펴봤다.
#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 보여줬다
'나인'은 현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세계를 생생한 화면으로 구현해 시청자들에게 반전과 재미를 선사했다. 행복한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을 지켜야 한다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서스펜스를 보여주며 '제대로 된 장르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그 동안 국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면으로 시간여행 판타지를 제대로 그려낸 것.
시간여행자의 20년 전과 현재가 평행이론처럼 펼쳐지고, 과거의 변화가 현재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시간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진부하고 작위적인 상황 전개 없이 제한 된 시간여행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하는 등 국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나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처음 이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결말도 함께 떠올랐다. 이야기의 큰 틀을 짜 놓고 그것을 흐트러트리며 사건을 만들어 냈다"며 큰 서사 구조 안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들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도 바뀌는 점, 시간여행이 단 30분 동안만 가능하다는 점 등 '나인' 속에서 정한 '시간여행의 법칙'들이 주인공의 시간여행에 제동을 걸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변화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해온 것. 모두가 공감하는 가족과 연인 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장치들을 활용함으로써,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또 영역을 뛰어넘는 호평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영화 못지 않은 완성도와 재미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은 것.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은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던지며 한국에서도 이런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탄을 표현했다.
# 블록버스터급 볼거리 선사
'나인'은 3년이라는 기획 기간을 거쳐 나온 작품으로, 첫 방송 전에 이미 8회 분량의 촬영을 마무리 했다. 이처럼 철저한 사전 준비와 촬영 진행을 통해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을 자랑하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독특한 소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청자들은 송재정 작가의 필력과 대사의 내용과 인물 간의 관계를 더욱 잘 드러나게 하는 김병수 감독의 감각적인 화면분할과 세련된 연출력에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 케이블 드라마로는 최초로 네팔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시청자들의 안방에 이국적인 영상을 전달했다. 극 중 네팔은 이진욱(박선우 역)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신비의 향을 얻게 되는 중요한 장소로, 제작진은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판타지가 주는 신비스러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소로 네팔이 적격이라고 판단, 보름의 기간 동안 100여 명의 국내외 스탭이 총력을 기울였다.
20년 전 과거로 돌아간다는 시간여행의 설정이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1992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한 세트와 소품들이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시간여행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CG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여 자연스러운 화면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극대화시켰다.
# 주연배우 이진욱, 조윤희의 재발견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어 온 이진욱과 조윤희의 연기력은 '나인'에서 빛을 발했다. 두 사람은 뛰어난 비주얼 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케미'로 첫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사람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차창 키스, 오열 키스, 놀이터 키스 등의 로맨틱한 장면을 연기하며 나인 팬들에게 '나비 커플'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이 나비효과로 인해 연인에서 삼촌-조카 사이로 바뀌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무게감 있으면서도 자상한 이진욱과 귀엽고 사랑스러운 조윤희의 조합이 돋보였다.
'나인'의 로맨스가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진욱과 조윤희의 호연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여행자를 연기한 이진욱은 조윤희를 향한 다정한 눈빛부터 가족의 원수를 향한 냉철한 눈빛까지 깊이 있으면서도 절제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또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선사하며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상대역인 조윤희 역시 러블리한 매력의 애교 연기와 깊이 있는 오열 연기를 넘나들며 명품 연기를 선사했다. 특히 슬픔이 묻어나는 멜로 연기를 통해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하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나인'은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 3박자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내며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을 열었다. CJ E&M의 김영규 책임 프로듀서는 "그동안 '나인'에 대한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인사 드린다. 덕분에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드라마로 보답하겠다. 오늘 밤 방송되는 최종회까지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14일 '나인'의 최종회가 방송된다. 이날은 과거에 갇힌 이진욱의 운명과 이진욱과 조윤희(주민영 역)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 지 밝혀진다.
[연예부 김하진기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