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는 유훈” 입장변화

지역내일 2013-06-17 (수정 2013-06-17 오후 2:02:57)
북, 군사긴장 완화>평화체제>비핵화 순 중시

핵무력은 선대의 유업이라며 비핵화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던 북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북의 태도 변화를 잘 살려 북을 비핵화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지 닷새 만에 북은 '비핵화가 유훈'라고 밝히며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

16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 최근 전방위로 대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북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최근까지도 북은 핵보유를 선대의 유업이라고 표현하며 금과옥조처럼 여겨왔다.

지난 3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 보고에서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한생을 바치시어 마련해주신 강위력한 핵억제력이 있다"며 "우리나라를 핵보유국으로 세계에 우뚝 내세워주신 대원수님들의 업적은 민족사와 더불어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달 조평통 성명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백지화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조평통 대변인은 "미국과 괴뢰패당의 북침핵전쟁책동에 의하여 조선반도 비핵화는 사실상 오래 전에 종말을 고하였으며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었다"고 했다.

북이 왜 갑자기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한미중의 삼각압박 공조에 북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우호국가였던 중국의 냉랭한 태도에 그동안 공세를 취해왔던 강경파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북한 최룡해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비핵화'에 대한 강한 입장을 보였고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룡해 특사의 방중이 북이 자신의 전략적 오판을 인식하는 계기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이 전격적으로 미국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실제 회담으로 가기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북이 원하는 대화 의제와 미국이 원하는 의제 사이에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조미당국사이의 고위급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 상태의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미국이 내놓은 '핵없는 세계건설' 문제를 포함하여 쌍방이 원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폭넓고 진지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평화협정→비핵화 순으로 대화 순서를 정하고 있다. 비핵화보다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우선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우선조건으로 하고 있다. 특히 비핵화 의지 표명을 넘어 실질적인 조치를 원하고 있다.

케이틀린 헤이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의무를 준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쪽이 입장 차이를 보이는 만큼 북미대화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미 대화가 열리지 않을 경우 북이 '조건 없는 6자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이 미국에 직접 대화를 제의하면서 우리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간의 대화 틀이 없는 상태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북미 대화나 6자회담 열린다는 전제 하에 하루 빨리 남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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