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한류가 미래다 ①먹거리 없어지는 국내 금융산업] 실적 최악인데 돌파구 안보여 … 금융사 ‘역성장’ 시대
지역내일
2013-06-19
(수정 2013-06-19 오후 1:24:48)
은행 순이익 40% 넘게 감소 … 증권사 네곳 중 하나 적자
은행 보험 증권 카드… 금융권역 어디서나 앓는 소리가 나온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먹거리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진출만이 답이라는 목소리는 많이 나오지만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희망은 금융한류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금융한류를 금융업 위기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실제 선진국의 위기로 기존 금융강자들이 물러난 아시아에서 한국 금융사들은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동남아권의 적극적인 진출이 눈에 띈다. 금융한류의 현황과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기업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의 지난 4월 한달 순이익이 11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STX그룹과 쌍용건설 등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전체 국내 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1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이익이 9000억원 줄어들고 지난해처럼 일회성 주식매각이익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41%, 5.22%로 전년 동기 대비 0.33%p, 4.56%p 하락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이자이익은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00억원 줄었다.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사회적 책임 요구 때문에 이익 더 감소할 듯 = 비이자이익도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감소했다. 유가증권관련이익과 수수료이익이 각각 7000억원, 1000억원 감소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이익이 줄었다. 권창우 금융감독원 팀장은 "금리하락 기조와 영업경쟁 심화로 인해 대출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반면, 예금금리 하락폭은 적어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특히 대출금리 결정체계의 합리성을 강화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도 이자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의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9718억원) 감소했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1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네 곳 중 하나 꼴로 적자인 셈이다. 나머지 47개사가 흑자(1조5316억원)를 실현했으나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에 비해 5105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실적이다.
◆카드사, 올 들어 순이익 감소폭 45% 달해 = 사정이 다소 낫기 하지만, 보험사도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상장 생명보험사인 삼성·한화·동양생명 등 3개사의 2012 회계연도 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한화생명이 4672억원으로 10.4% 감소한 반면 삼성생명은 9354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말 현재 자산운용수익률이 4.94%로 전년 동기 대비 0.48%p 하락해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는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LIG손보가 1677억원으로 21.8% 줄었고 삼성화재는 7605억원으로 3.1% 감소했다. 메리츠화재(1307억원)와 현대해상(3438억원)도 15% 넘게 줄었다. 다만, 동부화재는 3933억원으로 3.2% 증가했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고 잦은 폭설과 한파, 폭우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것이 순이익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고봉중 손해보험협회 부장은 "투자이익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이익률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 수익성이 저하돼 보험사의 건전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새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신용카드사는 올해 들어 순이익 감소폭이 더 커졌다. 1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은 4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3809억원) 급감했다.
고위험 리볼빙자산 축소 등으로 총 대손비용은 줄었지만, 주식매매이익이 4069억원 감소하고 수수료 체계 개편 영향으로 수수료 수익이 1000억원 가량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금융회사, 아시아 신흥국에 눈 돌려 = 이에 금융권은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산업 발전비전으로 '10·10 VALUE-UP'을 제시하며 금융한류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말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간담회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10·10 VALUE-UP)하겠다"며 "대외적으로는 문화와 융합된 금융한류를 아시아 신흥국에 확산시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은 아시아 신흥국들로, 여기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인프라가 수출돼 있어 해외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순이자마진이 동남아 국가들은 4~5%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 은행은 지난 1분기에 1.95%로 2%도 안된다. 1년 전에는 2.19%였다.
일본은 순이자마진이 1% 이하이다. 일본 금융기관이 수십년전부터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밖에 없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 수익비중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아직도 10% 안팎이다. 4~5%인 우리나라 금융회사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높다.
이신기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하루 아침에 해외진출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해외시장은 리스크가 큰 만큼 몸으로 익히면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상원 김형선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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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험 증권 카드… 금융권역 어디서나 앓는 소리가 나온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먹거리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진출만이 답이라는 목소리는 많이 나오지만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희망은 금융한류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금융한류를 금융업 위기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실제 선진국의 위기로 기존 금융강자들이 물러난 아시아에서 한국 금융사들은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동남아권의 적극적인 진출이 눈에 띈다. 금융한류의 현황과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기업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의 지난 4월 한달 순이익이 11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STX그룹과 쌍용건설 등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전체 국내 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1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이익이 9000억원 줄어들고 지난해처럼 일회성 주식매각이익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41%, 5.22%로 전년 동기 대비 0.33%p, 4.56%p 하락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이자이익은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00억원 줄었다.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사회적 책임 요구 때문에 이익 더 감소할 듯 = 비이자이익도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감소했다. 유가증권관련이익과 수수료이익이 각각 7000억원, 1000억원 감소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이익이 줄었다. 권창우 금융감독원 팀장은 "금리하락 기조와 영업경쟁 심화로 인해 대출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반면, 예금금리 하락폭은 적어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특히 대출금리 결정체계의 합리성을 강화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도 이자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의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9718억원) 감소했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1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네 곳 중 하나 꼴로 적자인 셈이다. 나머지 47개사가 흑자(1조5316억원)를 실현했으나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에 비해 5105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실적이다.
◆카드사, 올 들어 순이익 감소폭 45% 달해 = 사정이 다소 낫기 하지만, 보험사도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상장 생명보험사인 삼성·한화·동양생명 등 3개사의 2012 회계연도 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한화생명이 4672억원으로 10.4% 감소한 반면 삼성생명은 9354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말 현재 자산운용수익률이 4.94%로 전년 동기 대비 0.48%p 하락해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는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LIG손보가 1677억원으로 21.8% 줄었고 삼성화재는 7605억원으로 3.1% 감소했다. 메리츠화재(1307억원)와 현대해상(3438억원)도 15% 넘게 줄었다. 다만, 동부화재는 3933억원으로 3.2% 증가했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고 잦은 폭설과 한파, 폭우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것이 순이익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고봉중 손해보험협회 부장은 "투자이익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이익률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 수익성이 저하돼 보험사의 건전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새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신용카드사는 올해 들어 순이익 감소폭이 더 커졌다. 1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은 4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3809억원) 급감했다.
고위험 리볼빙자산 축소 등으로 총 대손비용은 줄었지만, 주식매매이익이 4069억원 감소하고 수수료 체계 개편 영향으로 수수료 수익이 1000억원 가량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금융회사, 아시아 신흥국에 눈 돌려 = 이에 금융권은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산업 발전비전으로 '10·10 VALUE-UP'을 제시하며 금융한류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말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간담회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10·10 VALUE-UP)하겠다"며 "대외적으로는 문화와 융합된 금융한류를 아시아 신흥국에 확산시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은 아시아 신흥국들로, 여기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인프라가 수출돼 있어 해외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순이자마진이 동남아 국가들은 4~5%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 은행은 지난 1분기에 1.95%로 2%도 안된다. 1년 전에는 2.19%였다.
일본은 순이자마진이 1% 이하이다. 일본 금융기관이 수십년전부터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밖에 없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 수익비중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아직도 10% 안팎이다. 4~5%인 우리나라 금융회사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높다.
이신기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하루 아침에 해외진출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해외시장은 리스크가 큰 만큼 몸으로 익히면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상원 김형선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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