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 … 민영화 가속도 붙는다] “권한보다 과제 더 많아” … 조직수습 최우선
지역내일
2013-05-23
(수정 2013-05-24 오전 10:05:14)
우리은행장·지주회장 겸직 … 내년 3월 임기전 민영화 마무리 가능성
이순우 우리은행장(사진)이 우리금융 차기회장에 내정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3일 "이 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다"면서 "오늘 오후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서 정부와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될 지주 회장이 결정됨에 따라 민영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CEO교체 혼란 막자 … 현직 프리미엄, 강하게 작용 = 이 행장이 지주회장에 낙점된 데는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내부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데다 업무의 지속성도 보장할 수 있어 내부 혼란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일부 논란이 있던 회장과 행장직의 겸직도 확정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금융 회장 선출 후에 행장을 새로 선출할 경우 또다시 2개월 이상을 신임 행장 선출 시간으로 보내야만 한다. 금융당국이 내달말 민영화 로드맵 공개, 이후 1년 안에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개월이라는 시간은 쓸데없는 시간낭비일 수 있다.
이 행장도 회추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속도감있는 민영화를 위해선 회장·행장직 겸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장직을 수행하면서 이팔성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개인적 경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의 지주 회장 낙점까지는 청와대의 세밀한 검증이 있었다. 지난 20일까지도 청와대는 이 행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일일이 해명을 받는 등 막판까지 검증작업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논리-정부 사이에서 줄타기 불가피 = 우리금융 회추위는 정부에서 명단이 통보되는 대로 오후께 회의를 열어 내정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24일 이사회를 열고 의결을 거친 뒤 다음달 14일에 주주총회를 열어 회장 인선을 확정한다.
이 차기회장 내정자는 기존의 금융지주사 회장과는 사뭇 다른 위상의 회장이 될 전망이다. 으레 기대되던 권력보다는 숙제가 더 많은 회장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큰 과제는 지난 정권 내내 표류했던 우리금융 민영화를 정부와 파트너가 돼 성과를 내야 한다.
문제는 아무리 정부와 발걸음을 맞춰 간다고 해도 조직을 이끄는 수장 입장에서 무작정 정부의 입장에 맞출 수도, 조직의 편을 들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양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금융 민영화가 진행될 때마다 반대 목소리를 냈던 우리은행 노조와 입장조율이 가장 큰 관건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인력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KB금융 등에 매각하는 데 반대입장을 표해왔다.
◆메가 뱅크로 가나 = 정부 차원의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은 내달말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이순우 행장의 회장 겸직으로 어느 정도 그림을 점칠 수 있게 됐다. 어느 금융지주사에 팔든 원래 자기 그룹 계열인 은행과 우리은행을 하나로 합치는 메가뱅크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장 내정자의 행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 그 전까지는 대략 민영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흡수 합병되면 인수 주체인 금융지주사 회장이 합병 지주사의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회장이 직을 넘기는 데 저항감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와 조직 사이에서 입장조율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권력보다 과제가 많은 회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행장은 1950년 경북 경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행원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올랐고, 이번엔 회장직까지 오르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2003년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으로 당시 LG카드 사태를 맡아 해결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주채권은행 담당 임원으로서 정부 당국, LG그룹 및 여러 채권은행 CE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로 의견조율을 해 LG카드의 정상화에 성공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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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서 정부와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될 지주 회장이 결정됨에 따라 민영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CEO교체 혼란 막자 … 현직 프리미엄, 강하게 작용 = 이 행장이 지주회장에 낙점된 데는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내부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데다 업무의 지속성도 보장할 수 있어 내부 혼란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일부 논란이 있던 회장과 행장직의 겸직도 확정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금융 회장 선출 후에 행장을 새로 선출할 경우 또다시 2개월 이상을 신임 행장 선출 시간으로 보내야만 한다. 금융당국이 내달말 민영화 로드맵 공개, 이후 1년 안에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개월이라는 시간은 쓸데없는 시간낭비일 수 있다.
이 행장도 회추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속도감있는 민영화를 위해선 회장·행장직 겸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장직을 수행하면서 이팔성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개인적 경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의 지주 회장 낙점까지는 청와대의 세밀한 검증이 있었다. 지난 20일까지도 청와대는 이 행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일일이 해명을 받는 등 막판까지 검증작업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논리-정부 사이에서 줄타기 불가피 = 우리금융 회추위는 정부에서 명단이 통보되는 대로 오후께 회의를 열어 내정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24일 이사회를 열고 의결을 거친 뒤 다음달 14일에 주주총회를 열어 회장 인선을 확정한다.
이 차기회장 내정자는 기존의 금융지주사 회장과는 사뭇 다른 위상의 회장이 될 전망이다. 으레 기대되던 권력보다는 숙제가 더 많은 회장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큰 과제는 지난 정권 내내 표류했던 우리금융 민영화를 정부와 파트너가 돼 성과를 내야 한다.
문제는 아무리 정부와 발걸음을 맞춰 간다고 해도 조직을 이끄는 수장 입장에서 무작정 정부의 입장에 맞출 수도, 조직의 편을 들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양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금융 민영화가 진행될 때마다 반대 목소리를 냈던 우리은행 노조와 입장조율이 가장 큰 관건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인력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KB금융 등에 매각하는 데 반대입장을 표해왔다.
◆메가 뱅크로 가나 = 정부 차원의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은 내달말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이순우 행장의 회장 겸직으로 어느 정도 그림을 점칠 수 있게 됐다. 어느 금융지주사에 팔든 원래 자기 그룹 계열인 은행과 우리은행을 하나로 합치는 메가뱅크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장 내정자의 행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 그 전까지는 대략 민영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흡수 합병되면 인수 주체인 금융지주사 회장이 합병 지주사의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회장이 직을 넘기는 데 저항감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와 조직 사이에서 입장조율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권력보다 과제가 많은 회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행장은 1950년 경북 경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행원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올랐고, 이번엔 회장직까지 오르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2003년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으로 당시 LG카드 사태를 맡아 해결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주채권은행 담당 임원으로서 정부 당국, LG그룹 및 여러 채권은행 CE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로 의견조율을 해 LG카드의 정상화에 성공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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