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에너지 정치경제학] 원자력을 ‘필요악’이라 부르는 이유는

지역내일 2013-06-21 (수정 2013-06-21 오후 1:44:14)

에너지정지경제학폭염으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12번째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됐다. 앞서 불거진 원전 사고 파문도 전력수급 비상 상황에 한몫했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제대로 꾸려지고 집행되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 하나?', '요즘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는다는데, 세계적 흐름은 어떻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등등.

에너지 의존도가 96%를 넘는 우리 상황에서 이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련된 책이 바로 '에너지 정치경제학'(석탑출판ㆍ2만원)이다. 저자 이재호는 "에너지와 관련한 수많은 질문은 서로 동떨어진 게 아니라 정치,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며 "에너지를 관통하는 각국의 이해관계를 꿰뚫어야 비로소 우리도 에너지 식민국가를 탈피해 에너지 주권을 당당히 획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뜨거운 감자'인 원자력. 그는 "요즘 한국사회가 보수냐 진보냐, 또는 성장이냐 복지냐로 갈등하듯, 에너지 부분 역시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발전의 운전과 폐기를 둘러싸고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하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바르게 설정하고, 목표에 맞춰 꾸준히 나아가되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자력에 할애한 제5장에서 저자는 냉철하고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원자력을 둘러싼 국내와 국제적 상황을 동시에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한다. 저자는 "안전성이 선결과제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의 수입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우려면 한순간에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가 바로 원자력"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 덕분에 값싼 전기를 이용해왔고, 산업발전을 앞당겼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현재 권력인 화석연료와 미래 권력인 신재생에너지 사이의 과도기를 이어줄 징검다리로서의 원자력이, 당분간 계속해서 중차대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는 결코 아니다. 정부에 대해 국민의 여론에 귀 기울여 하루 빨리 합의를 이끌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원자력은 필요악"이라는 저자는 "정부는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수립했던 발전비중 59%가 지나치게 높다는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해치치 않는 최소 원전비중은 어느 정도 선인지, 원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면 어떤 에너지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판된 대부분의 에너지 관련 책들은 어느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다뤘거나, 내용도 지나치게 전문적이었다. 이 책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 및 셰일가스,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반을 다루며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썼다.

이 책은 전체 에너지원에 대한 기원에서부터 세계 각국의 현황과 국내 산업 동향, 미래시장 전망까지 폭넓고 균형감 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양한 데이터와 그래픽을 통해 에너지 정책과 연관된 국가간 정치적 이해관계와 국제시장의 흐름을 구체적이면서 알기 쉽게 설명했다.

특히 세계 각국의 에너지 생산 현장을 저자가 직접 발로 누비며 작성한 생생한 르포기사는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저자는 옛 산업자원부 시절부터 현 산업통상자원부까지 10여 년간 에너지와 산업 분야를 전문적으로 담당한 기자다.


석탑출판
이재호 지음
2만원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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