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해외네트워크, 1/4 집중 … 연 5~6%대 고성장, 동남아 금융업도 세계와 어깨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초반기에는 주로 선진국 중심의 진출이 주였다. 그러나 선진 시장의 쓴맛을 본 후에는 중국 진출이 가장 큰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포스트 차이나'를 찾는 흐름이 강해졌다. 중국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그리고 치열해지는 경쟁을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이 더 눈에 띈다. 그래서 붐을 이루는 곳이 바로 동남아, 특히 아세안 지역이다.

◆국내 금융사 동남아 진출 박차 =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최근 해외진출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경제개방이라는 이슈와 함께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얀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신용등급 상승세를 보이는 필리핀 등 한국 금융사들은 아세안 지역 전반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네트워크 356개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80개가 동남아 지역에 분포돼 있다.
최근 이 지역이 금융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아직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다 젊은 인구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이후 금융자산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매력적인 부분은 이 지역 금융사들의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은 "중국은 예대마진 규제가 높은데 동남아 시장은 예대마진이 4%가량"이라고 이 지역의 매력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저성장·저수익 환경에서 숨이 막힌 우리나라 금융사들에게는 엄청난 매력포인트다.
결국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중국 내 경쟁에 이은 동남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지역 경쟁이 특히 눈에 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최대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은 현지은행인 사우다라은행의 지분 33%를 인수했다. 12월에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메트로익스프레스은행을 인수했다.
최근 미얀마에는 4대 은행 모두가 사무소를 개설하고 사업기회 모색에 들어갔다.
이같은 분위기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은 베트남 공상증권은행(VietinBank), 미즈호 은행은 상공은행(Vietcombank)에 지분투자를 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인도네시아 다나몬(Danamon) 은행을 인수했고, 말레이시아 CIMB 은행은 필리핀 상업은행(Bank of Commerce)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동남아 금융시장의 인수합병(M&A)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말레이시아 금융 '롤모델'될까 = 동남아 금융사들이 이미 세계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말레이시아 CIMB, 싱가포르 DBS 등의 약진은 선진국 투자은행(IB)만 금융업의 일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희망을 우리나라에게 주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사 입장에서는 현지 금융사들의 약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해외진출의 모델로는 호주 맥쿼리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 모델로는 말레이시아를 지목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대해선 "장기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정책을 추진해 이슬람 금융허브로 떠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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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초반기에는 주로 선진국 중심의 진출이 주였다. 그러나 선진 시장의 쓴맛을 본 후에는 중국 진출이 가장 큰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포스트 차이나'를 찾는 흐름이 강해졌다. 중국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그리고 치열해지는 경쟁을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이 더 눈에 띈다. 그래서 붐을 이루는 곳이 바로 동남아, 특히 아세안 지역이다.

◆국내 금융사 동남아 진출 박차 =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최근 해외진출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경제개방이라는 이슈와 함께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얀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신용등급 상승세를 보이는 필리핀 등 한국 금융사들은 아세안 지역 전반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네트워크 356개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80개가 동남아 지역에 분포돼 있다.
최근 이 지역이 금융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아직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다 젊은 인구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이후 금융자산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매력적인 부분은 이 지역 금융사들의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은 "중국은 예대마진 규제가 높은데 동남아 시장은 예대마진이 4%가량"이라고 이 지역의 매력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저성장·저수익 환경에서 숨이 막힌 우리나라 금융사들에게는 엄청난 매력포인트다.
결국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중국 내 경쟁에 이은 동남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지역 경쟁이 특히 눈에 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최대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은 현지은행인 사우다라은행의 지분 33%를 인수했다. 12월에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메트로익스프레스은행을 인수했다.
최근 미얀마에는 4대 은행 모두가 사무소를 개설하고 사업기회 모색에 들어갔다.
이같은 분위기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은 베트남 공상증권은행(VietinBank), 미즈호 은행은 상공은행(Vietcombank)에 지분투자를 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인도네시아 다나몬(Danamon) 은행을 인수했고, 말레이시아 CIMB 은행은 필리핀 상업은행(Bank of Commerce)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동남아 금융시장의 인수합병(M&A)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말레이시아 금융 '롤모델'될까 = 동남아 금융사들이 이미 세계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말레이시아 CIMB, 싱가포르 DBS 등의 약진은 선진국 투자은행(IB)만 금융업의 일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희망을 우리나라에게 주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사 입장에서는 현지 금융사들의 약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해외진출의 모델로는 호주 맥쿼리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 모델로는 말레이시아를 지목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대해선 "장기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정책을 추진해 이슬람 금융허브로 떠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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