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부산고법 부장판사 "화났을 땐 거울보라"
블로그에 글 올려 … 법원장, 판사들에 거울 줘
판사의 막말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막말을 자제하는 법'이라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
문형배(48·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블로그 '착한사람들을 위한 법이야기'에 올린 '막말을 자제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막말을 하는 경우 대개 말하는 사람이 화가 나 있을 때"라며 "막말을 자제하려면 화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문 판사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쓴 '화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었는데 2000년 전에 이 책을 쓴 것을 보면 화에 대한 대책은 인류의 오랜 숙제"라며 "화에 대한 최고의 대책은 그것을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가 나면 화를 이기기 힘들므로 화가 나기 전에 화를 늦추라는 것"이라며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하는 당사자가 있다고 할 때 재판장이 이를 반박하면 당사자는 변명할 테고 그 순간 재판장은 엄청나게 화가 날 것이니 재판장이 당사자가 억지소리를 하더라도 처음부터 반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문 판사는 "경우에 따라서는 억지소리를 하는 소송관계인에게 유머를 함으로써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며 "링컨 대통령이 '두 얼굴을 가졌다'는 비난을 받자 '두 얼굴이 있다면 이 얼굴을 내 놓겠습니까'라고 반박했듯이 말이다"라고 말했다.
문 판사가 제시한 두 번째 방법은 거울을 보라는 것이다. 그는 "화가 났을 때 우리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우연히 화가 난 제 모습을 거울로 본 적이 있는데 흉측했다"고 말했다.
문 판사는 "이 같은 방법을 실천한 이후 4주째 재판을 진행했는데 법정에서 단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며 "배석 판사들에게 간혹 '제가 법정에서 화를 내면 저의 법복 소매를 당기라'라고 했다"고 말해 차선의 대비책까지 언급했다.
문 판사는 지난 3월 28일 법원 게시판에 이 글을 올렸고 4월 박흥대 부산고등법원장은 화났을 때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원하는 판사들에게 손거울을 나눠줬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블로그에 글 올려 … 법원장, 판사들에 거울 줘
판사의 막말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막말을 자제하는 법'이라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

문 판사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쓴 '화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었는데 2000년 전에 이 책을 쓴 것을 보면 화에 대한 대책은 인류의 오랜 숙제"라며 "화에 대한 최고의 대책은 그것을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가 나면 화를 이기기 힘들므로 화가 나기 전에 화를 늦추라는 것"이라며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하는 당사자가 있다고 할 때 재판장이 이를 반박하면 당사자는 변명할 테고 그 순간 재판장은 엄청나게 화가 날 것이니 재판장이 당사자가 억지소리를 하더라도 처음부터 반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문 판사는 "경우에 따라서는 억지소리를 하는 소송관계인에게 유머를 함으로써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며 "링컨 대통령이 '두 얼굴을 가졌다'는 비난을 받자 '두 얼굴이 있다면 이 얼굴을 내 놓겠습니까'라고 반박했듯이 말이다"라고 말했다.
문 판사가 제시한 두 번째 방법은 거울을 보라는 것이다. 그는 "화가 났을 때 우리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우연히 화가 난 제 모습을 거울로 본 적이 있는데 흉측했다"고 말했다.
문 판사는 "이 같은 방법을 실천한 이후 4주째 재판을 진행했는데 법정에서 단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며 "배석 판사들에게 간혹 '제가 법정에서 화를 내면 저의 법복 소매를 당기라'라고 했다"고 말해 차선의 대비책까지 언급했다.
문 판사는 지난 3월 28일 법원 게시판에 이 글을 올렸고 4월 박흥대 부산고등법원장은 화났을 때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원하는 판사들에게 손거울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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