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미국의 출구전략과 다양한 변수

지역내일 2013-06-27
박현채 한남대 객원교수

미국의 출구전략 공포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출구전략 로드맵을 제시하자 세계 주요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금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지금처럼 계속해서 개선될 경우, 올 하반기부터 점차 양적완화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께 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장은 이를 출구전략 개시로 받아들이면서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미증유의 경험이듯이 양적완화에서 퇴각하는 것도 미답의 영역이어서 이것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 올지 몹시 불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조업 지표 부진과 금융경색 등 중국발 악재가 2차 충격을 주면서 세계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양적 완화는 통화팽창을 통해 내수경기를 살리고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필연적으로 인플레를 일으켜 민생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출을 저해시키고 자산 거품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을 수반한다. 따라서 출구 전략은 심대한 부작용이 가시화되기 전에 밟아야 할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어쨌든 미국 경제는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에 힘입어 주가 상승과 함께 제조업 지표가 개선되고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는 등 회복세를 보여 왔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로드맵을 발표한 것도 바로 이러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며 이는 세계경제에 낭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퇴각을 예고하는 나팔 소리가 울리자 세계 금융시장은 아직 가본 적이 없는 퇴로를 모색하며 주가가 급락했고, 금리와 환율은 치솟았다.

외환사정 좋지 못한 국가들, 부도 가능성
미국에서 신흥국으로 대거 흘러 들어간 자금이 이제는 미국으로 환류되면서 각가지 부작용이 불거져 나올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유동성이 풍부하면 으레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기 마련인데, 유동성이 줄어들면 금리가 상승해 그동안 형성됐던 자산 버블이 붕괴되고 이는 부실채권 증가와 금융기관 도산,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외환사정이 좋지 못한 국가는 국가부도 사태까지 몰리게 된다.

1997년 해외에서 금리가 싼 외화를 대거 빌려와 돈을 굴리다가 막상 자금유출이 시작되자 외환위기에 몰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부 아시아와 중남미국가, 아이슬란드, 멕시코 등의 사례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미국 자본이 대거 유입된 우리나라도 연일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서 주가와 채권시세가 하락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는 의미인데다 원화 약세를 초래하는 관계로, 수출 의존도가 높고 한미 FTA가 발효중인 한국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1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내왔고 외환보유액도 5월말 현재 3281억달러나 되고 있다. 또한 주요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낮고 사내 유보금이 많아 다른 신흥국에 비해 펀더멘털이 양호한 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는 외환위기를 먼저 겪은 덕분이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미국의 출구전략이 계획대로 이루어질 지도 현재로선 다소 아리송하다. 미국도 로드맵 발표후 금리가 상승해 경기회복의 버팀목인 주택시장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 벌써부터 이상 조짐들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외채 관리에 만전 기해야
더구나 이번 충격이 세계경제를 장기간 마비시킬 경우 아직 기반이 연약한 미국경기 회복에도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경솔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어느 나라도 글로벌 자금의 엑소더스에 자유로울 수가 없으며 우리의 젖줄인 중국경제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엔저 효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시점에 달한 데다 가계와 공기업의 과다부채가 여전히 우리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무엇보다도 해외자본이 과도하게 유출입되거나 미스매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외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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