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많은 대학생들이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며 노동현장으로 갔다. 울산과 창원, 부천과 구미의 공장으로 갔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좀 색다르다.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고 배운 고향에서 '청소부'와 함께 했다.
그전까지는 무슨 노동운동이냐 싶은 '환경미화원'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이다. 김헌정씨다.
이 책은 그의 불꽃같은 노동운동 역사를 담은 책이다. 책의 저자는 그를 '열사'라고 했다. 짧은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다 갔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고향인 동두천과 의정부를 중심으로 노동운동의 신기원을 개척했기에 그의 짧은 삶은 '열사'로 남기에 충분했다.
김씨는 세상의 더러운 것을 쓸어 담는 청소부들에게 노동조합이라는 '빗자루'를 줬다. 세상의 부조리와 불공평을 쓸어 낼 무기를 손에 쥐어 줬다. 김씨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민주연합노조'다. 2500명의 노조원이 지금도 모순부조리의 세상을 청소하고 있다.
최근 김씨의 대학 선후배와 동기들이 한양대학교 교정에 그를 위한 작은 추모비를 세웠다.
그와 함께 대학에 들어 와 30년을 이렇게 저렇게 세상과 부딪혀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말했다. "미안하다, 헌정아!" "죄송해요, 헌정이 형!"
민주연합노조 열사 평전, 나의 형제 김헌정
매일노동뉴스
박미경 지음
2만원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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