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현 부산대 교수 사회복지학
7월 셋째 주에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일하는 엄마들이다.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보육정책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보육정책의 대부분은 영유아기 아동이 있는 가정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영유아기 아동들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보육료로 엄마가 일하러 가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녀온 후, 양가 할머니들, 혹은 이모나 고모와 시간을 보낸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를 돌보아주는 어른들의 애정에 살갑게 반응함으로써 돌보는 어른들의 고달픔을 잊게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방학이 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점은 없다.
그러나 초등학생은 상황이 다르다. 양가 할머니들이 자녀가 영유아일 때는 돌보아 주었지만 에너지가 넘쳐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보다는 또래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초등학생 손자손녀들을 돌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엄마들은 방학 때면 오전부터 자녀들을 영어, 수학, 유태인식 논술, 리더십학원에 뺑뺑이 돌린다. 여러 학원들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경비문제도 만만찮다. 국가에서 초등학생들을 위해 지원하는 것도 없다.
엄마들은 자녀들이 학원에서 학원으로 옮겨가는 시간에 안전을 걱정하며 일터에서 마음 졸이며 지낸다. 자녀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방학인데도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이 학원 저 학원을 건성으로 돌고 돌아 오후에 아무도 없는 집에 도착해서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의 세계에 빠져든다. 우리나라의 아동 우울증 정도가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란 것은 틀린 통계가 아니다.
'데이캠프' 기다리는 미국 초등학생들
미국 초등학생들은 방학이 다가오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체험을 할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한 동네에서도 다양한 기관에서 수십 가지의 '데이 캠프'(Day Camp)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데이 캠프에서 체조 수영 축구 농구를 하며, 버려진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 등을 돌보기도 하고, 요리를 배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과학실험이나 자연탐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예술활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다함께 기타에 맞추어 노래도 부른다.
이 일과 속에서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 보조교사들을 만나고, 과학자 동물학자 수의사 동물조련사 운동선수 예술가 경찰관 소방관 도서관사서 사회복지사 등을 접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직업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한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비용은 대체로 일주일에 100달러 정도로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 비용도 가구소득에 따라 무료 또는 차등지원이 된다. 이렇게 아이는 단체생활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상상력을 키우면서 신나는 방학을 보내고, 일하는 엄마는 아무 걱정 없이 일터에서 업무에 몰두한다. 그리고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이 아이들에게는 선행학습 금지법, 진로를 위한 체험교육, 리더십프로그램, 인성교육 등의 국가정책이 필요없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방학이 되어도 초등학생 자녀의 엄마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
미래는 여성(Female)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의 3F 시대라고 한다. 대체로 여성들은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하다.
초등생 엄마는 대부분 직장 그만둬
우리나라에는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많다. 그러나 많은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자녀가 영유아기 때에는 국가의 보육정책으로 직장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었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직장을 그만둔다. 영유아기의 자녀가 있는 직장여성들을 찾는 것은 쉽지만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직장여성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스웨덴의 여성취업률은 70%를 상회하나 우리나라는 50% 근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 양육을 이유로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커리어 우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접어두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다.
엄마들이 자녀 걱정 없이 일에 충실할 수 있고 아이들은 상상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그런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방학이 되면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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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셋째 주에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일하는 엄마들이다.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보육정책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보육정책의 대부분은 영유아기 아동이 있는 가정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영유아기 아동들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보육료로 엄마가 일하러 가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녀온 후, 양가 할머니들, 혹은 이모나 고모와 시간을 보낸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를 돌보아주는 어른들의 애정에 살갑게 반응함으로써 돌보는 어른들의 고달픔을 잊게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방학이 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점은 없다.
그러나 초등학생은 상황이 다르다. 양가 할머니들이 자녀가 영유아일 때는 돌보아 주었지만 에너지가 넘쳐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보다는 또래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초등학생 손자손녀들을 돌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엄마들은 방학 때면 오전부터 자녀들을 영어, 수학, 유태인식 논술, 리더십학원에 뺑뺑이 돌린다. 여러 학원들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경비문제도 만만찮다. 국가에서 초등학생들을 위해 지원하는 것도 없다.
엄마들은 자녀들이 학원에서 학원으로 옮겨가는 시간에 안전을 걱정하며 일터에서 마음 졸이며 지낸다. 자녀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방학인데도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이 학원 저 학원을 건성으로 돌고 돌아 오후에 아무도 없는 집에 도착해서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의 세계에 빠져든다. 우리나라의 아동 우울증 정도가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란 것은 틀린 통계가 아니다.
'데이캠프' 기다리는 미국 초등학생들
미국 초등학생들은 방학이 다가오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체험을 할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한 동네에서도 다양한 기관에서 수십 가지의 '데이 캠프'(Day Camp)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데이 캠프에서 체조 수영 축구 농구를 하며, 버려진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 등을 돌보기도 하고, 요리를 배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과학실험이나 자연탐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예술활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다함께 기타에 맞추어 노래도 부른다.
이 일과 속에서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 보조교사들을 만나고, 과학자 동물학자 수의사 동물조련사 운동선수 예술가 경찰관 소방관 도서관사서 사회복지사 등을 접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직업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한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비용은 대체로 일주일에 100달러 정도로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 비용도 가구소득에 따라 무료 또는 차등지원이 된다. 이렇게 아이는 단체생활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상상력을 키우면서 신나는 방학을 보내고, 일하는 엄마는 아무 걱정 없이 일터에서 업무에 몰두한다. 그리고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이 아이들에게는 선행학습 금지법, 진로를 위한 체험교육, 리더십프로그램, 인성교육 등의 국가정책이 필요없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방학이 되어도 초등학생 자녀의 엄마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
미래는 여성(Female)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의 3F 시대라고 한다. 대체로 여성들은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하다.
초등생 엄마는 대부분 직장 그만둬
우리나라에는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많다. 그러나 많은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자녀가 영유아기 때에는 국가의 보육정책으로 직장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었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직장을 그만둔다. 영유아기의 자녀가 있는 직장여성들을 찾는 것은 쉽지만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직장여성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스웨덴의 여성취업률은 70%를 상회하나 우리나라는 50% 근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 양육을 이유로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커리어 우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접어두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다.
엄마들이 자녀 걱정 없이 일에 충실할 수 있고 아이들은 상상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그런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방학이 되면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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