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이런 유형의 질문이 성립할 수 없다. 합리적인 인간과 효율적인 시장을 전제로 하는 기존 경제학에서 시장의 혼란은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리학과 진화론이라는 잣대로 시장경제를 분석한 책이 출간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 마이클 셔머는 심리학자이자 과학사가로 이해할 수 없는 혼란이 지속되는 시장을 분석하는 데 경제학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풍부한 진화생물학 지식과 심리학 배경을 토대로 기존 경제학의 지식을 완전히 해체하고, 재정립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계 전반을 이해하는데 과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장경제를 통해 그 역할과 존재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인간이 역사 속에서 만들어 내고 있는 이기적인 결정과 선택이 전통 경제학만으로 뒷받침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시장경제가 물리학의 세계처럼 질서정연하지 않고, 생물학의 세계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경제의 진화가 생물의 진화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고, 경제제도의 주체인 인간과 기술의 바탕이 되는 지식의 진화에 초점을 맞췄다.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사회는 항상 복잡한 이해관계와 갈등 상황에 놓여 있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아 행복을 추구한다는 기본 취지는 변함이 없다. 시대가 변화한다고 해서 기존의 학문들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시장'이라는 거대한 형태를 더 이상 물리학적으로 단편적인 이해와 추측을 하지 말고 경제학과 진화론, 행동심리학, 신경심리학을 적절히 활용해 시장에 불어넣어진 '성장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마이클 셔머 지음
박종성 옮김/2만원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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