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영덕여고 박병순 교사

지역내일 2013-07-15 (수정 2013-07-15 오후 12:14:09)


파행으로 치닫던 학교체육을 인기과목으로 바꾸어 놓은 셔틀콕의 힘!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학입시와 관련되지 않은 활동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학교의 현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체육교과일 터. 상황이 이렇다보니 파행으로 치닫는 학교체육 문제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체육과목을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만든 선생님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바로 분당영덕여고 박병순 교사. 그가 방과 후 보충수업으로 만든 배드민턴 반은 학교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방과 후에 배드민턴 치고 싶은 사람, 여기 모여라!
“모르긴 해도 여고에서 남자도 아닌 여자 체육선생님은 아마도 가장 인기 없는 사람일겁니다. 여학생들이 체육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국·영·수에 집중하느라 체육수업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수업에 충실하라고 원칙만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 누구보다 학생들 앞에 놓인 힘겨운 입시의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정규 수업에 안되면 원하는 학생들만이라도 따로 신청해서 들을 수 있는 과정으로 시도해보자는 생각으로 2011년 방과후 보충수업으로 ‘배드민턴 반’을 개설했다.
“일반계 학교에서 방과 후 보충수업 주요과목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배드민턴반이라니요. 무모한 시도라는 생각은 했었어요.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어요. 26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모였으니까요.”
한 텀이 끝날 때쯤에는 학교체육관 6개의 코트가 한시도 쉴틈이 없을 만큼 학생들로 가득했다.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체육. 학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배드민턴에서 찾게 되었다고 박 교사는 말한다.


입시와 무관한 체육을 가장 인기 있는 수업으로 만든 기적
“진작 이런 자리를 만들어 줄 걸 하는 후회가 되더군요.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만 즐기던 아이들도 점점 게임 룰이나 용어에 대한 질문도 많아지면서 배드민턴이라는 주제만으로 얘깃거리가 끝도 없이 피어나기도 한답니다.”
이런 분위기를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전파하고 싶어 정규수업에도 배드민턴을 접목했다. 체육 수행평가는 보통 게임이 아니라 혼자 하는 단편적인 활동이었는데, 이것을 둘이 하는 배드민턴으로 바꾸어 게임형식으로 진행한 것.
“체육시간이 예전과는 달리 활기가 넘치는 수업이 됐어요. 아이들이 수업을 즐거워하면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은 바로 교사인 저입니다. 한편으론 그동안 재미 없는 수업 듣느라 고생시킨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체육이 입시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체대입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창체활동이 요구되는 현재의 입시에서는 학교 안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학생을 판단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매너의 정석’ 배드민턴 통해 인성도 가꿔지더라

지금 하고 있는 체육활동이 입시에서 유의미한 활동이 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박 교사.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에 기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교육청에 정식으로 등록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이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진로를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체육을 즐기게 되면서 얼굴표정도 밝아졌을 뿐만 아니라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대부분 성적도 상승했답니다. 저로서는 아이들에게 그 점이 가장 고마워요.”
공부가 마음의 양식이라면 스포츠는 몸은 물론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활동이다. 스포츠를 통해 공정함과 타인에 대한 매너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을 하면서 인성도 점점 성장하게 되더라는 박 교사.
“많은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배드민턴은 ‘매너의 정석’이라고 불러요. 두 선수가 조화를 이루는 게임인 만큼 공을 다루는 것부터 파트너를 배려하는 동작까지 모두 엄격한 룰이 있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회에 나갈 때마다 ‘영덕여고 학생들 정말 매너 좋다’라는 말을 듣는답니다.”


체대입시 & 입학사정관전형에 접목한 진학지도 결과 맺어
방과 후 보충수업으로 시작한 배드민턴 반은 2011년 경기도소년체전 준우승과, 2012년 제1회 성남시장기 초중고 학교스포츠클럽 준우승을, 올해는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그 결과가 아이들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는 저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합니다. 입학사정관전형 등에서 체육활동은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와관련한 개별 멘토링도 하고 있어요.”
실제로 박 교사는 3~4등급대의 학생들을 연대, 고대, 이대, 숙대의 스포츠 관련 학과에 많은 제자들을 진학시켰다. 대부분은 좋아하는 스포츠를 통해 성적도 올렸고, 진학과 진로를 찾은 경우다.
“열정이 없는 아이들은 없어요. 다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가 학생마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는 한 가지 길밖에 없다고 하니까 열정이 꺾이는 것 같아요. 체육을 좋아한다면 체육으로 길을 찾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늘 입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이유다. 평생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되라고 늘 강조한다. 삶의 고비마다 있을 역경과 고난을 이겨낼 힘이 스포츠에 있기 때문이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