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면 통면-사진2장>

지역내일 2002-03-29
도전인터뷰 - 도백출마 시동 거는 이무영 전 경찰청장
“도민 위해 몸을 던질 개혁실천가 필요하다”
솔선수범 리더 부재가 전북위기 불러· ‘경찰개혁 의지 절반이면 전북도가 살아난다’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잰걸음으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얼굴에도 한동안 고생의 빛이 사라지고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살아난 것으로 비춰졌다.
그는 도백출마설과 관련해 “여러가지 사안을 종합해 4월 중순까지 결정을 내리겠다”면서 “이미 도민의 열망과 반대로 가고 있는 민주당도지부에 실망했다”고 말해 단기필마의 결심을 굳힌 듯 보였다.
수지김 사건과 관련해서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은 아니다”면서 “위법을 저지른 사람은 놔두고 지나가다 그것을 밟은 사람에게 ‘네가 잘못했다’고 몰아 부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또 “지역을 돌면서 걱정해 주신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하나같이 ‘경제전문가가 없어서 전북이 이 지경이 됐느냐’고 반문하더라”면서 “지금은 목숨을 걸고 도정을 책임지겠다는 개혁실천가가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1세기에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서해안 개발을 주장하며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처럼 도민을 위해 군산 앞바다에 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무영 전 청장과의 일문일답

■ 청장직에서 물러 난 후 지역을 자주 찾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텐데. 지역 반응은 어땠는가.
그간 30여년 경찰로 살 수 있도록 지켜주신 도민들을 만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어떤 분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고 하던데 왜 구속됐느냐는 묻는 사람도 있고, 나보다 더 흥분해서 분을 삭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더라.
경찰청장 평균 재임기간이 11개월이었던 상황에서 임기없는 2년을 채웠다. 그 와중에 수지김 사건에 연루돼 끝이 좋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인가.
이미 수차례 입장을 밝혔었다. 수지김 사건은 1987년 5공말 정권안보 차원에서 일반 살인사건을 안기부(현 국정원)가 간첩사건으로 조작한 것이다. 국가보안상에 관한 일이라는 이유로 6공과 문민정부를 거쳐 국민의 정부까지 거치면서 묻혔던 일이다. 안보에 관한 일이라는 관행적 사고방식으로 일을 처리했고 국정원에서도 조정통제권을 내세우며 사건의 진상을 알리지 않았다.
■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가 당시 청장에게 보고를 했다고 하지 않았나.
결코 보고 받은 적 없다. 당시 나는 1999년 12월부터 경찰 대개혁 100일 작전을 펼치느라 전국을 누비고 있을 때였다. 실무자와 협의하라고 했을 뿐이다. 사건이첩 서류에 도장만 받아놨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국정원의 페인팅에 넘어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14년전에 누군가 거리에 X을 싸는 명백한 위법을 저질렀는데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14년 후에 지나가던 사람이 그것을 밟은 것인데, 과거에 물어었야 할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 권위주의 정권이나 다른 정권이었다면 나름의 공감대가 있을 법도 하지만 이 전청장을 사법처리한 것은 DJ정권의 검찰이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국민의 검찰이 왜 이무영이를 잡아넣느냐는 질문 같은데. 나는 목숨을 걸고 경찰개혁을 지휘했다. 국민의 정부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보좌했다. 그 결과 대통령에게 분에 넘치는 격려와 칭찬을 받았고 언론과 국민도 인정해 줬다. 또 정부기관내에서 경찰이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는 것에도 맞섰다. 수사권 독립 등은 미묘한 반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정치적으로도 미심쩍은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 이 전청장의 그러한 주장이 얼마만큼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구속당시 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국 경찰들의 글을 보여주며) 사건이 아닌 내용을 특정인을 옭아매기 위한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인 음해가 있었을 수도 있다. 당장 장세동씨도 사과했고 국정원 최고 간부도 ‘미안하게 됐다’고 했다. 도민이 더 잘 알고 있다. 누구보다 15만 경찰이 잘 알고 있다. 2100여 개좌에 5000여명의 경찰직원들이 4300만원을 보내왔다. 경우회에서도 1300여만원을 보내왔다. 죄인에게 이러한 후원이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이 전청장은 재임기간과 그 후에도 경찰개혁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된다. 경찰개혁은 성공했다고 보는가.
처음 청장에 임명되면서 ‘어정쩡한 것은 아니한 만 못하다. 목숨을 걸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이것은 경찰가족과 대통령, 그리고 국민에 대한 약속이었다. 먼저 일제시대 이후 뿌리깊게 박혀 있던 ‘순사’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했다. 친근한 아저씨가 돼야 했다. 포돌이 캐릭터가 거기에서 나왔다. 그 다음에는 경찰의 격무와 박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지난 54년간 기피 직업중에 하나였다. 격무와 박봉에 시달려 눈에 핏발이 선 일선 경찰관들에게 품질치안을 하라는 것은 무리다. 앞서도 말했지만 54년간 정체됐던 경찰조직을 2년만에 완전히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관행과 수구세력의 반동은 엄청났다. 지금 국민과 경찰 스스로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면 그간의 개혁성과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와 15만 경찰은 정말 목숨을 걸고 개혁에 나섰고 그 평가는 역사가 해 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 또 한번의 기회가 온다면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청장 임기 후반부터 도백 출마설이 제기됐었고 본인도 부인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말 출마할 생각인가.
지난해 11월부터 출마의사를 갖고 있었다. 도지사 출마선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전북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다. 지역에 와서 만나는 분들 10명중 7~8명이 경찰개혁에서 보여줬던 면모를 이제는 도민을 위해 보여줘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나 또한 지난 30여년간 지켜주고 격려해 줬던 도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 4월 초중순까지는 결론을 낸다.

“경찰개혁의지 절반이면 전북도가 살아난다”
경찰개혁과 도정운영이 같을 수는 없잖은가.
경찰업무는 종합행정의 결정판이다. 과거의 역사와 현재에 대한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제시가 경찰 치안정책의 핵심이다. 나는 국내 치안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각 시도의 장단점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다. 국내외 벤치마킹 사례도 충분히 갖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전북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도민 누구나가 알고 있다. 300만을 넘보던 도세가 쇠퇴일로에 있다. 교육 경제 행정 전분야에 대한 도민의 실망감이 켜켜이 쌓인 상태다.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10여년은 과거 70년대 후반부에 그려진 밑그림에 색을 입히는 일에 머물렀다. 앞으로 10년은 전북의 21세기를 결정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해안에 그 돌파구가 있다. 돌아오는 고향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또 하나는 이러한 일들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도민의 의지를 결집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합한 리더가 나와야 한다.
지자체나 국가경영에서 최고의 화두는 경제다. 도백출마 예상자들중에도 경제마인드를 갖춘 경제전문가를 자임하고 나선 인물들이 있다. 이 전청장은 경제 CEO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지 않은가.
이제는 솔직해야 한다. 경제전문가가 없어서 전북이 지금 처지에 놓이게 됐는가. 문제는 실천이다. 입으로 외치는 개혁은 필요없다. 경제전문가나 혹은 정치전문가라고 자임하기에 앞서 도정개혁에 목숨을 걸겠다고 약속하는 진정한 개혁실천가가 나와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도민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움직이고 변해야 한다. 나는 15만 경찰과 함께 54년간 정체됐던 경찰을 개혁한 ‘검증된 실천가’다. 단언컨데 경찰개혁에 쏟았던 의지의 절반만 보여줘도 전북도는 살아난다.

“기존 판에는 비전 없어”
일부에서는 벌써 무소속연대를 거론하면서 중심적 위치에 이 전청장을 올려놓기도 한다.
많은 분들을 만났고 좋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른바 ‘노무현 돌풍’은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풍토를 바라는 국민적인 열망의 표현이다. 현재 민주당도지부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도민의 뜻에 따라야겠지만 궃이 과거의 낡은 판에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출마한다면 민주당 후보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도민은 민주당 후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고 기품있는 인물을 원한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듯 도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개혁현장을 누빌 인물이 나오지 않는 한 비전이 없다. 박태준 없는 포철, 정주영 없는 현대는 불가능했다. 21세기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전북의 미래에 필요한 인물이 나올 것이다.
대담-이정엽 전북본부장 jylee@naeil.com
정리-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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