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범기념관과 이봉창 생가

지역내일 2013-06-11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廬 難成大業)' 사람이 눈앞의 일만 생각하고 원대한 장래를 설계하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한다는 이 말은 1910년 3월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남긴 어록 중 하나다. 자신의 안위보다 민족을, 조국을 먼저 생각했던 선열의 나라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호국보훈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6월 한달만큼은 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자는 뜻이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의열사 제전
용산에도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곳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장소가 효창원과 인근에 있는 백범기념관이다. 효창동 효창원에는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세분 '삼의사' 유해와 임시정부 요인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유해가 모셔져있다. 백범 김 구 선생의 유해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나란히 모셔져 있다.

용산구는 2011년부터 효창원 7위 선열에 대한 의열사 제전을 봉행하고 있다. 구청장이 제관인 초헌관으로 참여하는데 유족과 내·외빈을 비롯한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관련 기관과 각 기념 사업회에서 정성껏 제수를 준비해 합설제례를 올리는 자리에 서면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백범기념관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범 김 구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2002년 10월 22일 개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한 백범 선생 일대기에 대한 각종 기록과 자료가 최첨단 전시기법을 통해 전시돼 있다.

백범기념관은 내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98년 백범 선생의 삶과 사상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기념관 건립논의가 본격화,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았을 때 용산구 추진위원장을 지냈다. 과거에 머무르기만 하는 역사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 당시 기념관 일부를 교육·문화시설로 만들 것을 강력하게 건의도 했다.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서울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어야 진정 백범 선생의 삶과 사상을 널리 알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효창원과 백범기념관을 방문할 때마다 마음 한켠이 무겁다. 가까이 있는 이봉창 의사의 생가 터 때문이다. 이봉창 의사는 1932년 1월 8일 도쿄 요요기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궁궐로 돌아가는 히로히토 일본국왕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체포돼 그해 10월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거사는 안타깝게도 실패로 끝났지만 이봉창 의사의 죽음은 민족정기를 되살리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에도 큰 획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봉창 의사 생가가 용산구에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1번 출구 뒤, 조그마한 화단에 있는 비석만이 생가가 있던 자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젊음을 조국을 위해 바친 애국선열에 대한 예의로는 너무도 부족해 지날 때마다 안타깝다. 생가 터조차도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으니 용산구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호국보훈의 달, 한걸음 더 나아가기를
용산에 민족정기를 되살린 애국선열들을 모시고 있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애국선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더불어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한걸음 더 나아갔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애국선열들의 위상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고 그 후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봉창 의사의 생가 터 복원도 이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의열사 제전 역시 한 지자체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를 있게 해준 선조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자리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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