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지 3주 째. 그 동안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할지 노
심초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상모동에 사는 윤인화(36)씨 역시 매일 아이의 변화를 관찰하느라 거의 자기시간을 가질 여
유를 내지 못했다. 어린 동생을 뒷전으로 하고 행여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교육적 신념이라
든지 바램들이 어디로 갔는지 가끔 공허한 마음도 든다.
대체로 잘 적응하는 아이
입학 후 첫날부터 혼자 등교시키기를 시작으로 자립의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그녀의 생각은 아이에게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아침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엄마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학교에 간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친구를 사귀었다고 집으로 데려오는 아이를 보며 개성이 강하고 고집스러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했던 마음이 봄눈 녹듯 녹아 내리며 안심이 된다. 많은 전문가들의 충고처럼 아이는 그들이 속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 나가려는 능력을 발휘하는데 엄마의 울타리 속에서 상처 없이 커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과욕이 오히려 아이들의 힘을 꺾는다는 말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아이와의 독특한 대화방식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든 것이 궁금하지만 혹 엄마의 서투른 관심이 자칫 아이를 지치게 할 것 같은 마음에 윤씨가 선택한 것이 학습내용에 따른 준비물 준비작업을 함께 하는 것이다.
솜씨는 엉망이지만 집안에 한두 개 정도는 있는 숫자카드라든지 교통놀이에 필요한 교통표지판 등을 함께 만들며 자연스레 나오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짝꿍,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등하교길에 있었던 일들을 들으며 내 아이가 잘하고 있구나에 대한 믿음이 훨씬 커지는 것을 느낀다. 아이와 독특한 대화의 통로를 그녀 나름대로 만든 것이다.
학부모 총회가 있던 날
특별한 일없이 잘 다녀주는 감사한 마음과 우리 아이는 잘 할 수 있어라는 신뢰를 가질 때
쯤 그녀를 긴장시키는 일이 생겼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는 날이 된 것이다.
교과서도 받고 1년간 학급을 위해 도와줄 임원 엄마도 뽑는 학부모 총회라는 안내장은 왔지
만 임원이 무언지 그런 걸 해야되는지 학교에 가면 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어떻
게 해야 할지를 몰라 선배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해 물어봤지만 마음에 드는 대답은 없다.
모두가 한결같이 ‘인사(?)’해야된다라는 식의 말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한다.
입학을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선생님을 한번 찾아 뵙지 않았느냐, 아이가 별나면 알아서 임
원하고 충성해야한다는 말들은 마치 윤씨의 아이가 덜떨어졌거나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청소하러 한번 안 갔다는 말은 오라는 말이 없어 안 간건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뒤쳐진 엄마라는 말로 귓전에 맴돌며 혹 그녀의 발빠르지 못한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로 학교 가기 전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인사를 할까 말까 그냥 내 식으로 하자라는 갈등으로 밤을 지샜지만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나도 이렇게 별수 없는 극성 엄마로 전락하는 것
일까라는 가치관의 혼란을 아이를 보며 정리한다.
믿자 우리 선생님을
‘우리 선생님을 믿자. 아이들에게 언제나 손가락으로 최고를 주시고 스마일을 아이들 손으
로 직접 그려서 보내는 선생님, 우리 반이 최고 랬어 1학년 중에 우리 반이 제일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어라고 말하던 딸아이의 말을 믿자’ 라는 결심을 세우고 학교로 향한 윤인화
씨.
아이의 선생님을 만나는 것인데 첫 입사 시험을 치르는 신입사원처럼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만난 선생님은 역시 그녀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칭찬입니다. 저도 옛날에는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매도 들어봤지만 꾸중을 많이 하는 것보다 칭찬을 많이 들은 아이들의 표정이 밝고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그녀를 감동시킨다.
소문에는 학급미화도 엄마들이 다한다던데 윤씨의 선생님은 혼자서 꾸미고자 구상한 것들을 학부모들에게 묻고 자신이 잘 못하는 부분을 솜씨 있는 분의 도움을 원한다고 정중히 부탁하신다. 여러 가지 루머에 익숙해져 있는 엄마들이 오히려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어린 동생이 있지만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면담을 끝내고 돌아오는 윤인화씨의 마음은 가볍다.
스승으로 남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무성한 엄마들의 치마 바람과 선생님들에 대한 인사(?), 교육현실이 각박하고 선생님이 없다라는 여러 매스컴의 보도는 사회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전히 참교육을 갈망하고 스승으로 남고자하는 선생님들이 교단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 학부모총회였다.
윤은희 리포터 gangcholyun@hanmail.net
심초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상모동에 사는 윤인화(36)씨 역시 매일 아이의 변화를 관찰하느라 거의 자기시간을 가질 여
유를 내지 못했다. 어린 동생을 뒷전으로 하고 행여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교육적 신념이라
든지 바램들이 어디로 갔는지 가끔 공허한 마음도 든다.
대체로 잘 적응하는 아이
입학 후 첫날부터 혼자 등교시키기를 시작으로 자립의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그녀의 생각은 아이에게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아침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엄마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학교에 간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친구를 사귀었다고 집으로 데려오는 아이를 보며 개성이 강하고 고집스러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했던 마음이 봄눈 녹듯 녹아 내리며 안심이 된다. 많은 전문가들의 충고처럼 아이는 그들이 속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 나가려는 능력을 발휘하는데 엄마의 울타리 속에서 상처 없이 커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과욕이 오히려 아이들의 힘을 꺾는다는 말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아이와의 독특한 대화방식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든 것이 궁금하지만 혹 엄마의 서투른 관심이 자칫 아이를 지치게 할 것 같은 마음에 윤씨가 선택한 것이 학습내용에 따른 준비물 준비작업을 함께 하는 것이다.
솜씨는 엉망이지만 집안에 한두 개 정도는 있는 숫자카드라든지 교통놀이에 필요한 교통표지판 등을 함께 만들며 자연스레 나오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짝꿍,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등하교길에 있었던 일들을 들으며 내 아이가 잘하고 있구나에 대한 믿음이 훨씬 커지는 것을 느낀다. 아이와 독특한 대화의 통로를 그녀 나름대로 만든 것이다.
학부모 총회가 있던 날
특별한 일없이 잘 다녀주는 감사한 마음과 우리 아이는 잘 할 수 있어라는 신뢰를 가질 때
쯤 그녀를 긴장시키는 일이 생겼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는 날이 된 것이다.
교과서도 받고 1년간 학급을 위해 도와줄 임원 엄마도 뽑는 학부모 총회라는 안내장은 왔지
만 임원이 무언지 그런 걸 해야되는지 학교에 가면 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어떻
게 해야 할지를 몰라 선배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해 물어봤지만 마음에 드는 대답은 없다.
모두가 한결같이 ‘인사(?)’해야된다라는 식의 말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한다.
입학을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선생님을 한번 찾아 뵙지 않았느냐, 아이가 별나면 알아서 임
원하고 충성해야한다는 말들은 마치 윤씨의 아이가 덜떨어졌거나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청소하러 한번 안 갔다는 말은 오라는 말이 없어 안 간건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뒤쳐진 엄마라는 말로 귓전에 맴돌며 혹 그녀의 발빠르지 못한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로 학교 가기 전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인사를 할까 말까 그냥 내 식으로 하자라는 갈등으로 밤을 지샜지만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나도 이렇게 별수 없는 극성 엄마로 전락하는 것
일까라는 가치관의 혼란을 아이를 보며 정리한다.
믿자 우리 선생님을
‘우리 선생님을 믿자. 아이들에게 언제나 손가락으로 최고를 주시고 스마일을 아이들 손으
로 직접 그려서 보내는 선생님, 우리 반이 최고 랬어 1학년 중에 우리 반이 제일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어라고 말하던 딸아이의 말을 믿자’ 라는 결심을 세우고 학교로 향한 윤인화
씨.
아이의 선생님을 만나는 것인데 첫 입사 시험을 치르는 신입사원처럼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만난 선생님은 역시 그녀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칭찬입니다. 저도 옛날에는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매도 들어봤지만 꾸중을 많이 하는 것보다 칭찬을 많이 들은 아이들의 표정이 밝고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그녀를 감동시킨다.
소문에는 학급미화도 엄마들이 다한다던데 윤씨의 선생님은 혼자서 꾸미고자 구상한 것들을 학부모들에게 묻고 자신이 잘 못하는 부분을 솜씨 있는 분의 도움을 원한다고 정중히 부탁하신다. 여러 가지 루머에 익숙해져 있는 엄마들이 오히려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어린 동생이 있지만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면담을 끝내고 돌아오는 윤인화씨의 마음은 가볍다.
스승으로 남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무성한 엄마들의 치마 바람과 선생님들에 대한 인사(?), 교육현실이 각박하고 선생님이 없다라는 여러 매스컴의 보도는 사회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전히 참교육을 갈망하고 스승으로 남고자하는 선생님들이 교단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 학부모총회였다.
윤은희 리포터 gangcholy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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