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51%, 폭염에 무방비 노출

지역내일 2013-08-16 (수정 2013-08-16 오후 2:14:12)
4가구중 1가구 야외보다 실내온도 높아 … "에너지도 양극화, 대책 마련 시급"

폭염특보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양극화 현상이 심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절약을 위해 에어컨을 끄라는 등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절전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독거노인 등 빈곤층에게 이런 구호들은 사치에 불과했다. 독거노인 등 도시 빈곤층 4가구 중 1가구는 야외보다 집 안 온도가 높은 찜통 속에서 시달리고 있었다. 30도가 넘는 집안에서 생활하는 가구도 51%나 됐다.

에너지시민연대의 '주거환경·냉방·폭염 시 대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9개 도시 빈곤층 173가구의 평균 실내온도는 29.9도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절반(51%)이 넘는 88가구의 실내온도가 30도를 넘었다. 집 안 온도가 외부 기온보다 높은 경우도 25.4%에 달했다.

혹서기이상증상자각경험

냉방을 위해 에어컨을 트는 경우는 3.5%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가족 수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조사 대상 중 86.7%(150가구)는 선풍기로 냉방을 하고 있었다. 창문을 열어 더위를 식히는 경우는 8.1%였다. 방 안에 창문조차 없는 경우도 4%나 됐다.

지난 7월 15일부터 7월 26일까지 에너지시민연대가 광양 대구 마산 부산 서울 순천 안산 평택 포항 등 9개 도시의 빈곤층 173가구를 개별 방문해 조사한 결과다. 에너지시민연대는 26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에너지 전문 시민단체 연대기구다.

조사 결과, 81.5%(141명)는 폭염 으로 현기증 근육경직 두통 구토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을 겪은 적이 있었다. 폭염이나 혹한으로 실신하거나 119등의 도움을 받아 입원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11%(19명)나 됐다. 43.4%(75명)는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다. 하루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경우도 23.7%(41명)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폭염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빈곤층 대부분이 각종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의 대다수인 167명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관절염 등을 앓고 있었다. 고혈압 환자가 60.7%(105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절염 55.5%(96명), 기타 51.4%(89명), 당뇨병 34.7%(60명), 심장질환 28.3%(4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혹서기 폭염 발생에 대비해 정부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를 이용한 경우는 7.5%(13명)에 불과했다. 92.5%(160명)는 무더위 쉼터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정부의 에너지 복지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52%(90명)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복지 정책이 실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지원이 있더라도 지원 내용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고 있었다.

조사 대상의 연령 분포는 60세 이상 노인이 86.7%였다. 80세 이상 노인가구는 32.9%였다. 67.1%(116가구)는 독거세대였다. 24.9%(43가구)는 폭염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80세 이상 노인 독거 가구였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7월에 실태조사한 결과가 이 정도인데, 장마가 끝난 8월 폭염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 지 걱정"이라며 "날씨 때문에 건강 위협을 받는 이들이 없도록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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