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회사채 BBB서 BBB-로 … 올해 들어 5개 건설사↓
회사채 차환발행지원 유명무실 … 한라건설 한곳만 신청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락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형건설사로까지 자금난이 확대된 상황이다. 올해 들어 벌써 5개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에는 한라건설(신용등급BBB+) 단 한 곳만 신청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부건설 차입금 자기자본의 2.8배 = 19일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건설 수시보고서에서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분양물량 발행 및 사업일정 지연 등으로 운영자본 부담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급격히 저하되는 추세"라며 동부건설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국신용평가는 "재무구조가 열위한 동부제철을 비롯한 주요 그룹사의 재무부담은 동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하게 관찰해야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동부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은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2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자구계획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회수 지연 등으로 2분기 말 총 차입금이 94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차입금이 자기자본의 2.8배를 넘어 차입금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의 7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는 4000억원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증권(ABS) 400억원, 기타 PF론 1125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대형건설사도 하향조정 = 이처럼 실적 악화와 함께 재무적 부담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전망이 하향조정된 곳은 올해 들어 5곳이나 된다.
지난 5월 24일에는 GS건설과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무더기로 신용등급 하향조정됐다. GS건설은 해외공사의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 54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됐다. SK건설은 1분기 2438억원의 영업손실로 기존 신용등급 A+에서 A로 한 단계 하락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신용등급은 A+로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달 24일에는 중견 건설업체인 요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이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일부 아파트 현장의 저조한 분양실적과 재무안정성 저하가 원인이 됐다.
또 지난 6월에는 대한전선 계열인 TEC건설의 신용등급이 현금 창출력 저하로 기존 등급 B+에서 B로 하향조정됐다.
◆낙인효과 두려워 차환발행 신청 꺼려 =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발행금리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비용도 크게 상승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신용등급별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의 유통금리(16일 기준)를 보면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려갈 경우 회사채 발행금리는 1.4%p 가까이 올라간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정부의 회사채 안정화방안 중 하나인 차환발행 신청을 꺼리고 있다.
20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장안정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신청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 신청한 기업은 한라건설 단 한 곳뿐이다. 두산건설과 동부건설은 막판까지 차환발행 신청을 검토하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기업이라는 낙인 효과와 함께 은행의 준워크아웃 상태에 준하는 통제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한라건설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이 지원하는 대신 내년 말까지 단계별 자산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두산건설도 502억원의 차환 발행에 대해 신청했다가 막판에 철회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기업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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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차환발행지원 유명무실 … 한라건설 한곳만 신청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락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형건설사로까지 자금난이 확대된 상황이다. 올해 들어 벌써 5개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에는 한라건설(신용등급BBB+) 단 한 곳만 신청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동부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은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2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자구계획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회수 지연 등으로 2분기 말 총 차입금이 94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차입금이 자기자본의 2.8배를 넘어 차입금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의 7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는 4000억원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증권(ABS) 400억원, 기타 PF론 1125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대형건설사도 하향조정 = 이처럼 실적 악화와 함께 재무적 부담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전망이 하향조정된 곳은 올해 들어 5곳이나 된다.
지난 5월 24일에는 GS건설과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무더기로 신용등급 하향조정됐다. GS건설은 해외공사의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 54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됐다. SK건설은 1분기 2438억원의 영업손실로 기존 신용등급 A+에서 A로 한 단계 하락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신용등급은 A+로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달 24일에는 중견 건설업체인 요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이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일부 아파트 현장의 저조한 분양실적과 재무안정성 저하가 원인이 됐다.
또 지난 6월에는 대한전선 계열인 TEC건설의 신용등급이 현금 창출력 저하로 기존 등급 B+에서 B로 하향조정됐다.
◆낙인효과 두려워 차환발행 신청 꺼려 =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발행금리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비용도 크게 상승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신용등급별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의 유통금리(16일 기준)를 보면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려갈 경우 회사채 발행금리는 1.4%p 가까이 올라간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정부의 회사채 안정화방안 중 하나인 차환발행 신청을 꺼리고 있다.
20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장안정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신청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 신청한 기업은 한라건설 단 한 곳뿐이다. 두산건설과 동부건설은 막판까지 차환발행 신청을 검토하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기업이라는 낙인 효과와 함께 은행의 준워크아웃 상태에 준하는 통제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한라건설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이 지원하는 대신 내년 말까지 단계별 자산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두산건설도 502억원의 차환 발행에 대해 신청했다가 막판에 철회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기업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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