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설비 안전이 전력난 극복의 기본이다 1] 화력발전소 압력용기 허위자료 적발

지역내일 2013-08-21 (수정 2013-08-26 오후 1:45:16)
전기안전공사, 미국·독일·일본 등 해외 유수 기업의 불량사례 찾아내

국민들이 삼복더위가 지나도록 에어컨도 마음대로 켜지 못한 채 고생하고 있다.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이에 정부와 전력당국은 수요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국민들도 절전 노력으로 위기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위기는 무엇보다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발전소와 전력공급 설비의 안전이 선결 요인이다.

뒤에서 보이지 않게 비지땀을 흘리는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역할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기술력 등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원자력발전소의 짝퉁 부품 사용 및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 이후 발전소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올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는 예상치 못한 원전의 비위행위가 가중시켰다.

2011년 12월 울산 용연변전소 정전사고와 2012년 3월 보령화력발전소 화재사고도 품질관리와 안전점검만 제대로 받았어도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박철곤)는 국내 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용접검사를 통해 미국·독일·일본 등 해외 유수 기업의 불량사례를 적발한 일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전관리기관으로서의 기술역량과 위상을 세우는 한편 국민신뢰도 한 몸에 쌓았다는 평가다.

불합격내용

불량 숨기려고 다른 제품 필름 제출 =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올 1월 국내 S발전사가 짓는 평택발전소 복합화력발전소의 용접부 사용전 검사 과정에서 기기납품업체인 미국 K사의 가스 압력용기 15대를 불합격처리했다. 검증자료로 제출한 필름이 판독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거나, 아예 필름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특히 일부 품목은 검사대상이 아닌 다른 용접부를 촬영한 허위필름을 적발했다. K사가 납품용기의 용접 불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용접 상태가 양호한 제품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대신 제출한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과 유사한 경우다.

연료가스 압력용기는 가정·산업용으로 사용 가능한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유황 등 이물질을 걸러주는 설비다. 하지만 결함을 방치해 폭발사고가 발생할 경우 발전소 파괴뿐만 아니라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허위필름 적발에 대해 "검사를 10~20년 하다보면 '감'이 온다"며 "사람의 가슴을 엑스레이 촬영하면 다 다르듯이 제출된 필름의 용접부위 형상이 실제와 달라 가짜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균열
<사진: 배관이="" 터진="" 모습.="" 작은="" 균열도="" 오랜="" 시간="" 방치하면="" 균열이="" 확대돼="" 결국="" 파괴되기="" 때문에="" 압력용기의="" 용접부="" 등에="" 대한="" 사용전=""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 한국전기안전공사="" 제공="">

작은 균열도 방치하면 위험 커져 = 전기안전공사는 이 외에도 일본 H사가 올 2월 당진화력에 납품한 보일러 주증기관의 용접결함을 발견해 불합격처리했다. (이후 보완작업을 거쳐 재검사를 통해 합격처리됐다)

주중기관은 보일러에서 발전기로 가는 주된 전기관이며, 압력이 238kg일 정도로 최고압이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고압인 전기관이 폭발할 경우 발전소가 날아갈 정도의 파괴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H사는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인천 영흥복합화력발전소에 터빈 및 밸브를 납품한 과정에서 용접시방절차서 및 용접후 열처리 유지온도, 비파괴검사 부적합 판정을 받았었다. 불량판정 받은 터빈 및 밸브는 7대였다.

또 올 2월 국내 G사가 건설 중인 당진복합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공기 압력용기에 대한 용접검사에서 독일 S사의 불량제품 16대를 적발하기도 했다. S사는 비파괴검사 및 기계시험 등을 실시하지 않고도 시행한 것처럼 꾸며 용접부 사용전검사 합격처리를 시도했었다.

비파괴검사란 공업제품 내부의 가공이나 균열 등의 결함, 용접부 내부 결함에 대해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외부에서 검사하는 방법이다. 시험체의 밀도나 두께에 따라 방사선 투과량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용하며,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든 균열과 결함을 파악할 수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첨단 비파괴검사로 H제철 내 발전소에 대량 납품예정이던 중국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시정조치하기도 했다.

사전 점검으로 사고 예방에 기여 = 김희석 전기안전공사 전력설비검사 단장은 "대부분 원전 비리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올 1~2월 적발한 사항이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내용"이라며 "발전소가 가동되기 전 허위자료 및 불량품을 적발해 사고 예방 및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균열도 오랜 시간 방치하면 균열이 확대돼 결국 파괴된다. 발전소 파괴, 인명 피해 등 대형사고를 예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례로 1994년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던 S대교 붕괴사고도 접합부분에 있던 미세균열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확대되고, 결국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불합격 처리됐던 미국 K사, 일본 H사, 독일 S사의 제품은 이후 보완작업 및 재검사를 통해 합격처리를 받아 모두 설치됐다.

이런 상황으로 전력설비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발전소는 물론 송전·변전·배전시설에 대해 독립기관의 사전·정기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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