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기 칼럼니스트인 조지프 엡스타인은 이제껏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었던 가십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렸다. 즉, 가십이 비열하고 심지어는 사악할 수도 있지만 대단히 흥미로우며 때로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가십이란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을 제삼자가 또 다른 상대에게 말하는 것으로서, 사실일 수도 있으나 많은 경우에 배신을 품고 있다고 정의했다.
사람들은 보통 나쁜 소식에 대해서 더 큰 흥미를 나타내며 대부분 비밀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가십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가십을 전달하는 동기는 다른 사람을 분석해서 그 실체를 알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거나, 싫어하고 질시하는 대상에 대한 악감정으로 비열한 짓을 하고자 하려는 이유 등이다.
그럴듯하면서도 확인할 수 없는
저자는 우리가 항상 뒷담화로만 여기던 가십의 사회적 용도를 새롭게 평가했다. 조직의 내부의사결정이나 동료의 상황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가십을 통해서다. 가십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현재 진행 중인 일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지각하고 주위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고 있다고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된다. 악명이 높거나 오명을 쓴 사람들은 늘 가십의 주된 대상이다. .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던 가십이 이제는 이메일, 페이스 북과 같은 온라인 매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친구, 지인 등의 사적인 영역과 신문, TV 등의 공적인 영역 사이에 구분이 확실했으나, 지금은 가십과 뉴스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낼 수 있는 블로그 등의 인터넷 매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된 가십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디지털 주홍글씨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저자는 나쁜 행동을 제한하려는 사회적 의도 때문이더라도 가십으로 인해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매장되어서는 안 되며, 가십을 받아들이거나 전파할 때에도 그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가십에 대한 인식론적 문제는 무엇이 진실이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이다.
가십과 함께 항상 회의적인 지성
여기에 가십의 매력과 좌절 두 가지 모두가 담겨있다. '~카더라'통신은 은밀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결국 진실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를 갖는다.
윤리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우리는 오히려 점차 늘어나는 가십과 함께 살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저자가 이 책의 서문에서 '지적인 껌 씹기'라고 지적했듯이 항상 회의적인 지성을 통해 가십을 여과시키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함께읽는책/조지프 엡스타인 지음
배현주 국회도서관사서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