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석유위기 올 수 있다”

폴 크루그먼 NYT 칼럼서 경고 … 중동사태 외교적 해결 촉구

지역내일 2002-04-10 (수정 2002-04-10 오전 8:26:12)
이라크가 8일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며 석유수출 중단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9일에는 이란이 “적절한 시기에 석유를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 교수는 9일자 뉴욕타임스 컬럼을 통해 ‘3차 석유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면적인 석유위기가 시작되기 전에 외교적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크루그먼 교수의 컬럼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난 1973년 아랍권이 석유 금수조치를 취했을 때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적 경기침체가 뒤따랐다. 79년 이란혁명 때도 2차 유가폭등과 함께 국제적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우리는 지금 제3차 석유위기의 위험에 직면했다. 중동사태 악화이후 유가는 배럴당 10달러 가량 상승했다. 이 수준의 가격도 경제에는 상당한 충격이다.
79년의 석유위기는 의도적 금수조치의 산물은 아니다. 경제학자들은 79년 석유위기 현상에 대해 의견 통일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당시 상황이 최근의 캘리포니아 전력위기와 유사하다는 것이 내 견해다. 79년 석유위기와 캘리포니아 전력난은 가격에 즉각 반응하지 못한 시장상황과 수요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업자가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가격인상을 위해 생산을 줄이는 것이 업체의 이익에 맞는다. 따라서 생산능력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가격이 급등하는 결과가 생겨난다.
하지만 현재의 세계 석유시장은 아직 하루 700만 배럴의 여분을 갖고 있다. 이라크가 하루 200만 배럴의 공급을 중단해도 석유위기를 불러올 수 없다. 그러나 석유금수를 제안하고 있는 이란과 리비아의 석유 생산량을 합하면 여분은 남지 않는다.
문제는 정치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아도 시장지배 논리가 죽고 산유국들이 증산보다 감산이 재정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장상황을 만들어 낸다는데 있다.
지난 79년 2차 위기 이후 우리는 위기에 내성을 갖게 됐다. 그러나 자기만족에 빠졌다. 70년대 석유위기 이후 서방국가들은 에너지 효율성을 급격히 높여 왔다. 미국의 경우 85년 경제규모가 73년에 비해 3분의1 이상 커졌지만 석유소비량은 줄어들었다. 또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석유생산량은 73년 절반 가량에서 85년에는 18%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대의 급격한 석유소비 증가는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생산확대로 맞추는 것이 불가피해졌으며 유가는 다시 중동정치상황의 인질이 됐다.
지난 79년 석유위기 때 유가폭등은 이미 인플레 기미가 있는 서방 경제를 통제불능의 인플레 소용돌이로 밀어 넣을 위험이 있었다. 주요 경제국은 금리인상으로 인플레를 잡았지만 혹독한 경기침체에 빠져들었다.
지난 10년간 물가가 안정돼 현재 인플레 우려는 상당히 불식돼 있지만 유가가 구매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세금을 700억달러 늘리는 것과 같으며 이 경우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 구매력이 약화된다.
구매력 약화는 기업이 다시 투자에 나설 때까지 소비지출이 경제를 떠받친다는 낙관적 가정을 무너뜨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금리를 추가인하할 여력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제3차 석유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석유위기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외교적 돌파구를 통해 석유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으며, 유가가 상승한다 해도 미 경제는 내가 우려하고 있는 것보다 더 활기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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