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거점학교 발표 8일만에 뒤집어
서울지역 27개 거점학교 일부 폐지···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점프 업 추진 계획’으로 거점학교 지정·운영을 발표했다.
중점학교, 혁신학교에서 이제 거점학교까지 학부모들 머리가 복잡한데 8일만에 일부 내용을 완전 백지화했다. 일반고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고 한편으로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책방안이라는 서울교육청의 거점학교, 그 내용부터 알아보자.
1~2년 과정의 예체능, 제2외국어 거점학교
서울시교육청은 11개 교육지원청별로 2~4개씩 총 27개의 거점학교를 이미 선정해 9월부터 시범 운영을 발표했다. 쉽게 말해 거점학교는 기존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의 희망에 따라 정규수업시간을 이용해 특정분야를 거점학교에서 병행으로 교육하는 형태이다. 거점학교는 크게 4종류로 분류된다.
첫째, ‘교육과정 거점학교’. 1년 또는 2년 과정으로 체육, 음악, 미술, 과학, 제2외국어 등을 정규교과 시간은 물론 방과 후, 토요일, 방학 기간 등에 선택적으로 받는 방법이다. 이들 거점학교에는 예산이 한 학교 당 1억에서 4억 이내로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영·수 심화 ‘고교교육력 제고 거점학교’ 백지화
다음은 ‘직업교육 거점학교’이다. 올해 2학기에는 2개의 직업교육 거점학교를 지정하여 실용음악, 조리아트 등의 코스를 시범 운영하고 2014년에 직업교육 거점학교 4개교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직업교육 거점학교는 특성화고 안에 부설로 설립되며 일반고 학생들은 월요일은 소속 학교에,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거점학교에 등교한다. 1년 동안 56단위의 전문교과를 이수해야 한다. 내년 3월에는 문화예술정보학교도 2개교 신설할 예정이다.
세번째는 ‘기초 튼튼 행복학교’를 지정하여 학습부진에 대한 맞춤 상담 교육을 실시한다.?이와 함께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진단과 상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은 발표 8일만에 백지화 된 ‘고교교육력 제고 거점학교’. 9월부터 각 지역교육청 별로 1개교씩 지정하여 우수학생 대상의 영어, 수학 심화과목을 가르치기로 한 내용이다. 선발 기준부터 일반고 서열화 문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20일 발표 후 28일 폐지된 기록적인 정책 변화이다. 교육정책이 너무 쉽게 발표되고 뒤집힌다.
부산시교육청 거점학교 처음부터 계획 없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정규수업을 이용한 학교 이동식 거점학교 운영은 여러 면에서 무리가 있다”고 하며 “학생들의 생활지도면에서 발생할 문제는 물론 성적처리, 편중된 예산 지원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부산시교육청 공보담당 관계자는 “부산시교육청은 정규수업을 이용한 거점학교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반 학부모나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정책을 따라가기조차 힘이 든 게 현실이다. 시끌벅적한 교육정책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진 경우도 많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더 나은 교육정책은 만들어져야 하지만 어떤 정책이든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방향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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