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대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부산본점(부산 부산진구 소재)의 지하주차장이 고객들의 차량을 관리하는데 있어 허점을 드러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5일 롯데백화점을 자주 이용하는 부산 ㄷ대학교 교수 오 모(35)씨는 아내의 생일을 맞아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와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었다. 차를 주차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던 오 씨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곧 주차장으로 가보았는데 차량 전체가 날카로운 것으로 긁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수리비용은 약 200만원.
오 씨는 차량 훼손장면이 당연히 녹화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주차관리사무소를 찾았으나 오 씨가 주차해 둔 곳은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관리원들도 목격한 사람이 없었다.
오 씨는 차량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문의했지만 백화점측의 첫 반응은 오히려 고객이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는 식이었다.
오 씨는 “처음에는 차량을 훼손한 용의자에 대한 분노가 컸지만 차츰 롯데백화점에 대한 분노로 바뀌어 갔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최대의 백화점에서 자기 백화점의 물건을 사라고 세일 행사를 하고, 주차장을 만들어서 유료로 돈을 받으면서 차량을 제대로 관리해주지도 않는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느낌이었다는 것.
오 씨는 항의를 했고, 이 과정에서 명함을 건넸는데 백화점은 명함을 받아들고 대학교수라는 것을 알고는 태도를 확 바꿨다.
다음날인 6일 오 씨는 기자와 함께 백화점 관계자를 만났고, 백화점측은 백화점의 관리소홀이라고 인정하고 곧 수리비 전액을 배상했다.
오 씨는 “감시카메라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도 않고, 설치되어 있는 감시카메라 중 한 대는 작동이 안 되고 있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주차장 안에서 도난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 지하주차장은 기계식 주차용 팔레트 폭이 좁아 주로 이용하는 주부들의 경우 운전이 서툴러서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지적도 자주 제기되고 있다. 오 씨는 “친구인 부산 ㄱ대학교 교수는 주차를 하다 잘못하여 차량을 크게 훼손했지만 자기가 운전을 잘못하기 때문이라며 스스로 차량 수리를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운전이 미숙한 고객들을 위해서 팔레트 주차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요구가 높다.
롯데백화점 주차관리 담당자는 “1991년 백화점을 만들 때는 감시카메라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없었지만 96년 관련 법이 만들어졌고, 롯데백화점은 고객에게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감시카메라 설치를 늘이고 주차관리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은 휴일인데다 세일기간이어서 평소보다 2~3배 많은 차량이 주차를 해 관리원들이 일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부산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