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 김한종 지음 / 2만5000원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이 많다. 역사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나 흥미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는 사회의 뿌리이며 근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보혁갈등이 확산되면서 역사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특히 현대사에 관심이 많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형성되어온 직접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은 학문적 관심이나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거나 사회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육만큼 정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도 없다.
책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역사교육은 통치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민을 만드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역사를 이용하려고 한다.
특히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독재정권에 맞서 사회민주화에 힘쓰던 사람들도 사회의식을 높이는 데 역사를 이용했다. 목적은 서로 정반대라도 정치적·사회적 이유로 역사를 강조하고 중시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역사에 관심을 보이지만 사람들은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 어떤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등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역사과목을 필수로 하거나 시수를 늘리고, 시험에 포함시킬 뿐이다.
그 결과 학교 교육에서 역사의 비중은 어느 정도 높아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한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제도나 교육과정과 같은 규정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역사교육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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