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서울지구병원에 입원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주말께 퇴원하여 내주초부터 공식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의 입원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에 체류중인 장남 김홍일 의원은 15일께 귀국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위에서는 적극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김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들의 글이 답지하고 있다.
11일 청와대 전윤철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김 대통령이 퇴원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대외 과시용 또는 불요불급한 일정을 과감히 줄여 과로 요인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의료진에 따르면 김 대통령이 이번에 입원 치료를 받게 된 원인은 전적으로 과로 때문”이라고 밝히고, “입원 후 김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나 퇴원시기는 의료진의 의견을 들어 주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링거액을 공급받고 있으나 하루 세 차례 죽으로 식사를 하는 등 위장장애 증세도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의 병상은 이희호 여사가 밤낮으로 지키며 간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 사유중 하나인 ‘영양섭취 부족’에 대해 김 대통령의 한 친인척은 “사실상 식음을 전폐했다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국정에 대한 국민불신이 바닥을 친 이래 경기호전과 ‘노풍’으로 정권재창출의 희망이 일어나 국정이 안정되는 등 좋은 일이 많았고 김 대통령도 기분이 좋았다”면서 “그러나 세아들이 모두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모로서 마음이 많이 상했던 게 건강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사다마 끝의 건강악화라는 것이다.
청와대 부속실 한 관계자는 “정권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공직자들의 근무기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 한 관계자도 “공무원 출신 비서실 직원들이 청와대 근무를 회피해 빠져나갈 궁리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쪽으로 바뀌는 등 김 대통령이 기분좋아 할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
임동원 특사의 방북으로 남북관계가 급속 호전된 것도 ‘좋은 일’ 중 하나였다. 경제와 남북문제는 김 대통령의 임기중 업적으로 남기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분야였고, 임기말에 비로소 호전되고 있다.
김 대통령이 식음을 전폐하면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된 것은 세아들의 문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부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성환 비자금관련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김홍업씨 구속을 겨냥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면서 김 대통령이 매우 상심했다”면서 “다리를 삐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규선 관련 셋째아들 김홍걸씨에 대해서도 김 대통령은 마음의 짐이 많다. 80년대 초반 김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는 등 시련기에 사춘기를 보낸 김홍걸씨는 대인기피증에 걸려 아직까지 정신적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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