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까지 버리고 숨어살아온 35년

지역내일 2013-08-14 (수정 2013-08-14 오후 1:35:32)
'윤기섭 선생 외손자' 정철승 변호사의 가족사

독립운동사에 남을 군사교본 '보병대전'을 쓴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윤기섭 선생.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참여해 의정원 부의장, 생활위원장을 지낸 선생의 딸 윤경자씨는 한국전쟁 이후 호적을 버리고 숨어 살았다.

윤기섭 선생이 전쟁 당시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납북된 사실이 밝혀지자, 선생의 딸은 '월북자의 딸'이라는 연좌제 두려움에 부산 등지로 도피한 뒤 호적을 정리하고 새로운 가계를 창설했다.

이후 윤경자씨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윤경자씨는 아버지의 기록을 버렸고, 윤씨의 아들들까지 외조부와의 혈연을 단절시킨 삶이었다.

이후 1989년 부친 윤기섭 선생의 명예가 회복되고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자 단절됐던 부녀간의 혈연이 이어졌다. 임정 요인이었던 부친의 동료들이 부녀 관계를 증언했고 몇가지 남은 기록을 제출해 윤기섭 선생의 딸로 다시 태어나는데 35년의 시간이 흘렀다.

명예가 회복된 1989년, 윤씨의 맏아들은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눈물겨운 가족사를 딛고 일어선 사연이 소개되면서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윤씨의 집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정철승 변호사. 윤기섭 선생의 외손자>
윤씨의 아들 정철승(43·사법연수원 31기·사진) 변호사는 광복회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 정 변호사는 "납북된 임정 요인들의 후손이 얼마나 고통받고 살았는지, 권력집단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어린 시절 가난하고 억압받던 시절에 대한 억울함 보다는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 교육의 문제를 토로했다. 윤 변호사는 "우리의 근현대사는 독립운동에 나선 선열들의 투쟁의 역사인데, 일제의 억압정책과 부당한 행정 등을 소개하는 교육으로 변질됐다"며 "조국을 되찾기 위해 임정을 비롯한 독립운동 단체의 주체적 활동을 가르치고 이에 대한 민족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일제의 잔재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부분을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친일재산 환수는 물론 독립운동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일재산 환수에 보수적인 판결을 내놓은 법원에 대해 "법조문에 경도되지 말고 민족사적 관점을 견지한 판결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윤 변호사는 외조부인 윤기섭 선생이 설립한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집행간부직을 맡으면서 임정과 항일투쟁 기념사업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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