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접목하면 인문학도 괜찮아”

지역내일 2013-08-22
유종필 관악구청장 새책 들고 주민강좌

"베토벤, 코코 샤넬, 레오나르도 다빈치. 음악 패션 그림이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 말고 이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인문학과 친했습니다."

20일 저녁 7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청 대강당. 주민과 직원 등 4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유종필 구청장이 강단에 섰다. 지난달 16일 시작한 '인문학 아카데미' 8개 강좌 중 6번째를 그가 맡았다.

스페인 라만차에서 직접 찍고 '뜬구름 잡을 궁리하는 돈키호테'라 명명한 동상 사진을 보여주며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로 시작한 이야기는 피카소 그림, 에디슨과 전구까지 종횡무진 이어진다. 객석 사이를 오가며 주거니 받거니 관객과 나누는 대화를 관통하는 흐름은 '다름'이다. 때로는 엉뚱할 정도로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야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도서관 구청장'답게 다름의 근간을 책에서 찾는다. 그 역시 다르게 살았다. 수없이 사표를 쓰며 직업을 바꿨고 지겨울 정도로 낙선을 경험한 뒤 구청장에 당선됐고 단체장이 된 뒤에는 간부들과 함께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었는가 하면 휴가때는 평소 염원하던 머리를 물들였다. 두 아들을 한명씩 업은 자신과 아내의 고단한 뒷모습은 '고통 분담'이 아닌 '행복 나눔'이고 큰아들이 제대하자마자 입대하는 둘째를 두고 "드디어 가족 모두가 벌이를 하게 됐다"고 농을 친다.

역시 오랫동안 책 특히 인문학을 곁에 두면서 얻은 결과다. 유 구청장은 "뿌리를 보지 않고 뿌리 깊이를 유추할 수 있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길러주는 학문"이라며 "지평과 외연을 넓혀줄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권했다.

구청장까지 강사로 나선 인문학아카데미는 지난 6월 플라톤아카데미재단이 서울대 관악구와 함께 주최한 인문학강좌에 매번 2000명 이상이 몰려드는 걸 보고 구상했다. 다만 서양고전을 중심으로 한 학문적인 강좌는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 생활과 연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역사 교육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쉽게 읽히는 책을 쓴 저자를 초청해 '흥미진진한 인문학'을 이야기하자는 거였다. 다른 강사들처럼 유 구청장도 최근 펴낸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세상을 바꿀 엉뚱한 인생 제안'(메디치미디어)을 계기로 강단에 섰다.

생활에 접목한 인문학은 통했다. 매회 500명 이상, 때로는 위층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는 주민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박중근(28·서림동)씨는 "1회부터 빠지지 않고 강좌를 들으며 평소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며 "엉뚱함일지라도 자신의 색깔을 가지라는 말처럼 단련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남은 두 강좌는 27일과 다음달 3일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와 강신익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장이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교육분야 사업으로 정례화할 계획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세계 도서관 기행'으로 여러 곳에서 강의를 했는데 주민들이 대상이라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며 웃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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