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 농촌마을 정보화 전도사 자처한 1급시각장애인><사진있음. 꼭 나가야 됩니다>

고향마을 문화적 장애 걷어치우는 김제청년

지역내일 2002-02-18
1급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한 농촌청년이 마을 청년회를 조직해 동네도서관을 만들고 컴퓨터를 통한 정보화교육장을 열어 화제다. 전북 김제시 성덕면 남포리 오윤택(42세)씨. 오씨는 어릴 때부터 앓아온 각막포도염으로 중학교 진학까지 포기한 1급 시각장애인이다.
더구나 오씨는 20대 초반에 허리까지 다쳐 여느 사람 같으면 삶을 포기했을 법한 불운을 경험해야 했다.
막노동을 전전하며 떠돌다가 20여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오씨는 배움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해 후배들과 함께 예비군 중대본부 사무실을 빌려‘청소년문구방’을 열었다. 문구방은 마을학생들과 청년들의 공부방 역할을 했다. 그렇게 시작한 문구방이 지금은 도시에서도 찾기 힘든 1만3000여권의 장서와 열람실까지 갖춘 어엿한‘마을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오씨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겨울철 농한기에 들불처럼 번지던 도박을 막기 위해 청년들과 함께‘도박근절 캠페인’을 벌였고,‘애사(哀事)를 챙기자’는 공동체 운동도 펼쳤다.
오씨를 눈여겨보던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 ''신한국인 대상''(1995년) ''다정한 이웃상''(1996년), ''장애극복상''(2000년)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씨의 열정적인 활동도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시력을 되찾기 위해 어렵사리 시도한 각막이식수술이 실패하면서 시력이 더 나빠지고 고통도 심해졌다.
오씨는“차라리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면서“매일 안약을 넣고 닦아내는 것도 그렇지만 수술에 실패했다는 것이 더 큰 상처를 줬다”고 회상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경지정리 공사장의 부실을 막기 위해‘주민감시단’을 만들어 현장을 지켜보고, 마을에 들어서려던 대규모 양계장의 부당함을 지적해 백지상태로 돌려놓기도 했다. 올해는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정보화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고향마을에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것.
체신청과 시청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말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매일 밤 무료 정보화 교육을 실시했다. 오씨는“처음에는 마음만 있지 손이 따라 가지 않는다고 푸념이더니 지금은 싹 달라졌다 ”고 자랑이다.
남포문고에 마련한 컴퓨터 16대중 그나마 인터넷이 가능한 것은 4대에 불과, 재미를 붙인 주민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할 정도다. 문서작성법을 익힌 주민이 늘면서 구형 컴퓨터라도 한 대가 아쉬운 상황이 되었다.
오씨는“컴퓨터가 몇 대 더 늘고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되면 원이 없겠다”면서“지금 농촌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주민들이 문화적인 소외나 장애감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다”고 말했다.
무언가를 향해 뜻을 세우고 실천하는 김제청년 오씨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는‘조금 불편한 것’에 불과했다.
김제 김병량 기자 br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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