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성장애인연대 희망나래합창단

무대에 서있기는 힘들어도 희망을 노래하는 합창단

지역내일 2013-12-07 (수정 2013-12-07 오후 4:19:27)

충남여성장애인연대(이하 ‘충남여장연’) 교육실에서는 희망나래합창단의 연습이 한창이다.
‘아리랑’의 선율이 곱고 맑게 울려 퍼진다. 이어진 ‘가시리’ 합창을 듣고 있노라니 꾹꾹 눌러 참는 슬픔과 한 서린 노래자락이 애절하기만 하다.

*대회참석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중인 희망나래합창단




우왕좌왕 입장해 감동의 무대 선사하는 합창단=




희망나래합창단은 2012년 6월에 창단해 1년이 조금 넘은 충남여장연 회원으로 이루어진 새내기 합창단이다. 창단한지 3개월만인 2012년 9월 ‘제9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은상 수상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제20회 전국장애인합창대회’ 금상, 2013년 8월 ‘태백전국합창경연대회’ 스페셜부분 장려상, 10월 ‘제9회 부산국제합창제’ 민속부분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실력을 뽐내는 실력파 합창단이다.
하지만 합창단원 대부분은 악보를 읽지 못한다. 충남여장연 홈페이지에는 희망나래 합창단 각 파트별 음원이 올라와 있다. 그 음원을 듣고 자기 파트의 음정을 익히고 연습한다. 게다가 목발이나 의족에 의지한 상태로 십 수분을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일은 어지간한 인내력으로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런 합창단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그 놀라운 수상실적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충남여장연 박혜경 대표는 “우리 합창단은 우르르, 우왕좌왕, 어수선하게 입장하고 퇴장해요. 제일 첫줄에 휠체어를 탄 단원들이 자리하기 때문이지요”라며 “그렇지만 일단 합창이 시작되면 지휘에 따라 음정 하나 틀림없는 정통합창을 합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 합창단을 만들고 무작정 대회참석을 추진하면서 “이왕 떨어질 거면 제일 잘하는 합창대회에 나가자”며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참석했다. 대회에서 덜컥 은상을 수상하며 희망나래합창단은 그들만의 신화를 쓰고 있다. 당시 그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는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출연해 장려상을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2013년 12월 3일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부산국제합창제서 수상한 실력파 합창단=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천안시청소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류상현 지휘자는 “합창단 출석률이 높고 집중력이 대단하다”며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모인 합창단보다 우리 합창단처럼 잘 따라주며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좋은 합창단”이라고 말했다. 류상현 지휘자는 합창단원들이 노래를 익히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한다. 합창단원들은 노래를 익히기 위해 오랜 시간 연습한다. 지휘자의 배려와 합창단원들의 열정이 마치 가족 같은 합창단을 이루어냈다.
단기간 내에 많은 대회에 나가 입상 기록을 세운 이유를 묻자 류 지휘자는 “믿고 따라와 준 합창단원들 덕이다”며 “합창단을 통해 소리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둥글게 만들어 하나가 되어주셨다”고 그 공을 합창단원에게 돌렸다.
김명순(56·천안시 쌍용동) 단원은 나이가 들어 장애를 얻은 중도장애자다. “절망하고 비관하다 충남여장연을 알게 되었어요. 합창단 활동까지 하면서 삶의 활력을 얻었고, 여러 회원들과 한식구처럼 지내게 되었어요.” 신연숙(52·천안시 쌍용동) 단원은 “합창단 통해 자기발전도 되고, 큰 무대에 서서 상 받는 게 정말 기뻐요”라며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 사실 잘 못 불러요”라고 말하고는 깔깔 웃었다.
부산국제합창제는 아시아의 권위 있는 합창제로 필리핀 싱가포르 등 14개국 48개팀이 참가, 클래식 혼성, 동성, 민속, 아카펠라, 시니어, 청소년 등 6개 부문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마지막 심사 발표에서 희망나래합창단이 호명되자 박혜경 대표는 목발을 짚고 달려가 무대에 올라 수상했고 합창단은 기쁨으로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박 대표는 “대회가 끝날 때마다 합창단이 울어요. 우리 스스로에게 감동이 되지요”라며 “그것 때문에 합창단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지휘자는 희망나래합창단과 함께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연주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재정적인 이유를 떠나 몸이 불편해 여행이 어려운 합창단원들과 함께 많은 것을 해 보고 싶습니다. 문화예술의 선진국으로 함께 여행도 하고 대회에도 참석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충남여성장애인연대. 568-7060 www.cdaws.or.kr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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