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식구의 생계를 짊어진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아픔

하룬을 도와주세요!

지역내일 2002-04-25
일산병원 7층 입원실에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암과 투병하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 가나 불우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가 병원에 실려오기까지의 과정은 현재 국내 35만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무한 복지실상을 잘 나타내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방글라데시에서 4년 전 관광비자로 입국한 하룬(44세). 그는 김포에 있는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 근무하며 본국에 있는 11명 식구의 생활비를 보내려다 비싼 의료비 때문에 쓰러진 경우다. 그는 3년 전부터 이상증세가 발견되어 동네병원에서 정밀검사를 권유받았으나 차일피일 미루고 병을 키우다 일산 휴지공장으로 옮겨온 석 달 째 심한 하혈로 쓰러지게 됐다.
그는 처음 옮겨진 일산복음병원에서 손을 대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상태에서 도움을 청한 고양 성공회외국인노동자상담소 김상훈 신부와 연결됐다. 그 후 패혈증까지 겹친 매우 위험한 상태에서 일산병원에서 수술이 진행됐고 다행이 결과가 좋아 급한 불은 끈 상태다.
한달 여간의 전 과정을 지켜본 김 신부는 “현재 하룬씨의 경우처럼 엄청난 치료비가 두려워 치료시기를 놓치고 건강과 돈이 몇 곱절로 낭비되거나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많다. 하루 속히 고용허가제가 도입되어 의료보험 혜택 등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가 보장되는 길이 빨리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용한 선행을 펼치는 일산병원

3월 22일 수술 후 현재 하룬씨는 회복이 비교적 좋은 상태다. 이처럼 회복하기까지는 김 신부의 대외적 활동은 물론 일산병원에서 보여준 사랑이 명약으로 쓰여졌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고양 성공회외국인노동자상담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산병원의 심호식 진료 부원장의 도움으로 입원 수속과 수술 등 신속한 조치가 가능했다. 또한 지금까지 1000여 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위해 신우회와 사회사업팀에서 전해준 성금과 헌혈증이 큰 힘이 되었고 여러 관계자들의 협조로 고액의 항생제 주사를 매일 무료 투여하는 등 하룬이 이전 병원에서 감당해야하는 300여 만원을 제외한 많은 금액이 일산병원의 협조로 해결됐다.
특히 수술을 맡은 하룬의 주치의 외과 강중구 박사는 무료특진은 물론 영양실조였던 하룬의 고 영양요법을 위해 관련과를 직접 다니며 특별한 부탁을 하는 등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김 신부가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여 받은 성금은 45만원. 그것도 월마트에 이동부스를 마련한 모금함과 옷 바자회를 통한 수익금이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내준 성금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불법체류외국인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가 후원에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
“그들에게 불법신분(Undocumented Workers)이니 돌아가라고 하지만 이들이 돌아가면 국내 산업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제일 곤란을 겪을 사람은 공장을 놀릴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공장주들 아닌가. 수요가 있기에 이들이 존재한다고 봐야한다. 3D업종에 종사하기를 기피하는 우리 대신 반밖에 안 되는 임금으로 노동력이 충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기에 노동자로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 또한 생각해줘야 한다”
문제는 지금부터. 조만간 통원치료가 가능한 하룬씨가 안정되게 돌아갈 공간과 간병봉사자가 필요하다. 더구나 항암 치료를 위한 최소한 몇 백이 넘을 통원치료비 또한 큰 과제로 남고 있어 당분간 노동력을 상실한 그로서는 따뜻한 관심과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후원문의908-5004, 후원성금계좌: 조흥은행979-01-014741성공회일산교회 외국인상담소)
전미정 리포터 flnar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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