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에 관한 심의와 자문기구 역할을 맡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가 학부모들의 참여부족으로 위원회 구성이 힘들어지면서 군산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위원직을 맡도록 반강제로 권유를 하거나 학교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임명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부모의 직업이 농업이 주를 이루는 면 단위 학교일 경우 학생수 감소와 더불어 운영위원회에 입후보하는 학부모가 적어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총회에서 직접선거로 위원을 선출하는 대신 미리 접수받은 후보들을 대상으로 학부모 총회에서 투표없이 간단한 소개와 함께 동의를 얻어 인준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위원 정수를 초과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학교장이 사전 조율을 통해 위원 후보를 사퇴시키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모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이 학부모위원 6명을 내정했으나 후보 등록 마지막 날 느닷없이 한 학부모가 입후보를 하는 바람에 내정된 6명중 1명을 사퇴시키는 촌극을 빚었다.
이처럼 순수한 학부모들의 참여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올 8월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와 각종 지방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입지자들은 학교운영위원에 당선되기 위해 치열한 선거운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위원들의 선출과 구성에서 민주적인 방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나 자문기구가 아닌 과거의 육성회나 자모회 수준으로 전락할 우려를 안고 있다.
한 학부모는 "위원을 미리 선출하고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는 것은 학부모 위원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선택한 방법인 것 같다"면서도 일부 학교장의 전횡에 의한 임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나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관련 단체들은 운영위원회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막기 위해서라도 학교장과 위원들 스스로가 학교운영위원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회의내용을 학부모들에게 투명하고 자세하게 공개해야 하는 등 민주적인 운영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이를 감독하고 있는 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제출한 위원회 회의내용과 별개로 실질적인 현장감사를 실시 학교운영위원회를 지도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산 전교조 양희전(군산기계공고)교사는 "학부모들 스스로가 학교를 멀리 있는 곳이 아닌 가까이 있는 곳으로 이해하고 학운위 구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학교측에서도 학부모위원 구성의 어려움을 들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행태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학부모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문관 기자 mks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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