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도시 춘천에서 사는 삶은 과연 낭만적일까? 매일매일 똑같이 이어지는 일상은 여느 도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매일매일 만나는 호반의 정경도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음을 열어보자. 그리고 다시 한 번 눈을 떠보자. 이곳에 낭만이 있고 이 시간에 행복이 있다. ‘베스트 원(Best One)이 아닌 온리 원(Only One)’의 춘천을 만들어가는 이들. 춘천에서 살아가는 낭만과 행복을 전하는 이들.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모퉁이 밴드’의 ‘모퉁이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음악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후평동 주택가의 한 모퉁이에 자리 잡았던 작은 카페 ‘모퉁이’. 이곳에서 시작된 ‘모퉁이 밴드’는 색소폰 연주자인 길영우씨가 춘천에 자리를 잡으며 만든 프로젝트 밴드다.
“사실 처음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아빠로서의 역할이 정말 낯설었습니다. 자유롭고 싶었죠.(웃음) 하지만 제가 사는 이곳이, 제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으면 음악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이곳에서 한번 즐겨보자. 음악으로 삶의 의미를 풀어보자 하고 시작된 것이 모퉁이 밴드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모퉁이 밴드’는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간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재즈와 국악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사진전이나 현대 무용을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도 만들어나갔다. 멤버 대부분이 미국, 유럽 등지에서 공부하고 한국의 대표 재즈무대에서 활동을 펼치는 이들인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선보이며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춘천만의 정서를 담아내기
춘천 아트 페스티벌과 마임축제, 뜬구름 라디오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며 개성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모퉁이 밴드’.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공연은 석사동 야채가게 옆 작은 주차장에서 시작한 시민들을 위한 재즈 공연이다.
“객석이 따로 없고 다리를 지나거나 산책하던 시민들이 주된 관객이었어요. 해지고 난 직후 저녁 7시에 진행됐던 공연은 어두워져가는 도시의 배경음악이 되었죠. 시끄럽다고 항의하러 오던 아저씨가 음악에 동화되어 끝까지 함께 즐기다 음료수를 사주고 가시더라고요. 과일을 사러왔다가 산 과일을 악기 가방에 넣어주던 시민들도 있고요. 음악을 통해 낯선 사람들과 만나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춘천에서 다양한 공연을 만들어내며 ‘모퉁이 밴드’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상처럼 여겨졌던 춘천이라는 도시를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춘천만의 뭔가 특별한 정서가 있더라고요. 서울에는 없는 뭔가가 있는데, 그 느낌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 고유의 무늬를 구체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모통이 밴드의 과제죠. 그래서 도시의 일상을 관찰하고 도시의 분위기와 음악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실험하는 과정입니다.”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프로젝트
‘모퉁이 밴드’에게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춘천에서 정기적인 연주할 무대가 없다는 점이다. 매년 새로운 시도를 해오고 있지만, 일회성 공연 형식으로는 관객들과 호흡을 나누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고, 그만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춘천은 ‘모퉁이 밴드’에게 설레임 가득한 다양한 계획을 만들어 내게 하고 있다.
“춘천이라는 곳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고, 스타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일단 춘천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춘천에 와서 직접 보고 들어야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내고자 합니다.”
때로는 거리의 악사로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시인, 댄서, 화가, 사진작가와 어울려 골목길을 꾸미기도 하는 ‘모퉁이 밴드’. 올해는 아이들과 춤추며 시내 곳곳을 놀이터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모퉁이 밴드’의 춘천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프로젝트에 하루 빨리 동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문의 010-3555-2905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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