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추위 회의 불참 이유

“금강산 댐 안전문제 거론에 반발한 듯”

지역내일 2002-05-07 (수정 2002-05-08 오후 3:11:28)
북한이 6일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의 방미발언을 문제삼아 남북경협추진위원회(경추위) 제2차 회의 참석을 일방적으로 연기함으로써 임동원 특사 방북을 계기로 탄력을 받던 남북대화가 다시 당분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게 됐다.
회의 개최를 불과 하루 앞두고 북측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온 배경과 진의는 전문가들마다 다소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대화를 고려한 남북관계 속도 조절, 남북경협과 대외개방에 반대하는 군부의 태도 등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북한은 최 장관의 방미발언을 표면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회의 불참의 명분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는 이달 중 미국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이 예정돼 있어 북측이 이 결과를 보고 남북관계를 조절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또 남측은 이번 경추위에서 지난해 합의된 4대 합의서를 비롯해 경의선 문제를 타결하려는 복안을 지니고 있었으나 남측과 달리 군사문제가 걸려 있는 북은 여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그러나 속도조절론의 경우, 남북대화를 거부할 경우 북미대화가 절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북측이 선택할 카드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다. 속도조절을 해야할 만큼 북측이 내부정비가 안돼 있다고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군부의 남북경협 반대설도 이런 이유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된다.
오히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최 장관의 발언을 중요 변수로 삼은 북의 태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최 장관이 지난달 미국 방문에서 “부시 행정부의 강경책이 북한을 앞으로 나오게 하는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해 파문이 일자 최 장관은 즉각 “진의가 잘못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을 통해 모두 14차례나 남측의 납득할만한 조치를 요구해왔다. 이와 동시에 경추위 회의 날짜가 다가오는 데도 대표단 명단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난주부터는 정부당국도 내부적으론 회의 연기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6일 북측 성명에는 거론되지 않았으나 최근 남측 언론이 제기한 금강산 댐 문제도 회담불참의 중요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 연구위원은 “금강산 댐은 북한 군대가 건설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적으론 “댐 건설에서 군대가 보여준 혁명적 건설 정신을 전 사회가 본받자”고 강조해왔는데 남측이 위성사진을 근거로 안전성을 문제삼자 북측이 이를 자존심을 건드린 행위로 받아들였을 것이란 예측이다.
또 다른 남북문제 전문가도 이런 시각 위에서 “군부가 댐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이 문제가 경추위에서 논의된다는 것 자체가 껄끄러운 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 등 전문가들은 이런 배경에서 북측이 군부의 입장을 고려해 강경자세로 나왔고 6일 노동신문의 최 장관 해임 요구로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 장관 해임요구는 들어줄 수 없는 사안이란 게 중론이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연구위원은 “국민정서상 허용할 수 없는 일이고 부시 미 행정부의 입장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현재의 상황논리로는 남과 북 양측 모두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북대화 재개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달 중으로 잡힌 북쪽 경제시찰단의 남쪽 방문, 다음달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2차 당국간회담 등이 잇따라 연기되는 사태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북미·북일 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고 식량·비료지원 문제로 북한도 오래 시간을 끌 처지만은 아니어서 남북관계의 큰 틀이 뒤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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