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벤처신화’ ‘IT업계의 총아’ 등의 화려한 수사와 함께 주식시장의 기대주로 꼽혔던 유망 벤처기업들이 사실은 주가차익을 노린 사이비벤처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매출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금융기관에 주식을 비싸게 판매한 전 아이패스 대표 최봉진(31)씨 등 벤처대표와 증권회사 직원 등 12명을 증권거래법 위반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IHIC 이사 박기호(35)씨 등 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허위자료로 투자신탁 속여= 검찰은 서울대 벤처동아리 출신의 최씨가 아이패스의 매출현황 등 관련자료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지난 2000년1월 ㄷ투자신탁에 회사주식 3만주를 고가에 팔아치운 사실을 밝혀내 최씨를 이날 구속했다.
ㄷ투자신탁은 최씨가 제출한 자료를 믿고 실제 매출은 보잘것없는 아이패스의 주식을 주당 33만3000만원에 사들여 모두 99억9000만원을 날렸다고 검찰은 전했다. ㄷ투자신탁은 공적자금이 1조9000억원이 투입된 금융기관이다.
아이패스는 지난 99년7월 서울대 공대 벤처동아리 출신들이 창업해 한때 주식이 액면가의 100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서울대 벤처신화’로 불렸으며 회사측은 자신을 서울대와 유명벤처인, 야당총재 등이 직접 투자한 기업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삼성출신 벤처도 주가조작= 검찰은 옛 신안화섬을 인수하면서 일약 IT업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IHIC사의 배후에 주가조작세력이 무더기로 개입했음을 밝혀냈다.
검찰은 IHIC 대표이사 이성주(42·구속)씨 등 회사 및 투자사 관계자 4명이 2000년 10월께 ㅅ화섬을 인수하면서 자산 일체와 경영권을 넘겨받는 것처럼 주식시장에 공시한 뒤 실제 자산은 전부 돌려주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89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씨는 e-삼성 출신으로 같은 회사 동료들의 투자조합인 IHIC를 이끌며 신안화섬을 전격인수해 한때 주가를 100만원대까지 올려 코스닥 최고가 주식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벤처기업들이 영업에는 아랑곳없이 주가에만 매달리면서 사이비벤처로 변질되고 있다 ”며 “주가조작 뿐만 아니라 벤처지원자금 등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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