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스무 살’ <행복플러스 성악교실> 민계숙 씨

“뒤늦게 이룬 꿈으로 얻은 행복,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지역내일 2015-10-20

 


 


나이 마흔이 넘어서 자신의 꿈을 이루었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꿈을 이루었으니 이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해야지 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바로 그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다. 뒤늦게 자신의 꿈을 이루고 주변에 행복을 나눠주는 <행복플러스 성악교실> 민계숙 씨를 만나보았다. 


  아들 따라 음악학과 편입, ‘두 번째 스무 살’을 경험하다
요즘 최지우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 <두 번째 스무 살>이 인기다. 그런데 춘천에도 <두 번째 스무 살>의 주인공이 있다. 춘천문화예술회관 입구의 작은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행복플러스 성악교실> 민계숙 씨(48)가 바로 그 주인공.
어릴 때부터 노래 실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우리만큼 노래를 잘 했던 민계숙 씨는 가정형편상 성악을 전공할 수 없었다.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해야 했던 것.
“아들이 크면서 노래를 곧잘 한다 싶더니 성악을 전공하고 싶어 했어요. 입시 준비를 하려면 피아노 선생님이 계속 옆에 붙어서 반주를 해줘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찮았죠. 할 수 없이 교회에서 반주하던 실력으로 아들 반주를 해주는데, 아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접었던 제 꿈이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민계숙 씨는 아들과 나란히 강원대학교 음악학과에서 성악을 전공하게 되었다. 마흔이 넘어 다시 스무 살 시절처럼 대학을 다니며 원하던 공부를 실컷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래 실력은 덤, 진짜 선물은 몸과 마음의 건강
“성악이 우리 몸을 얼마나 건강하게 해주는지 아세요? 노래를 부르고 가사를 음미하다보면 누구나 감정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기본적으로 성악을 하면 힐링이 된다는 얘기다.
“성악에 있어서 호흡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거의 호흡 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덕분에 성악을 통해 몸속이 건강해집니다. 제가 말하는 몸속은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몸속, 몸 안을 말하는 겁니다. 기관지나 폐 같은 호흡기는 물론 장까지도 튼튼해집니다. 우리 몸이 하나의 기관이잖아요. 그 기관이 깨끗해지는 거죠.”
뿐만 아니라 성악은 허리를 펴고 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자세 교정에도 매우 좋다고 한다. 실제 민 씨의 성악교실 수강생 중 허리디스크 환자가 있었는데 성악을 하면서 감쪽같이 허리디스크가 나은 경우가 있었다고.
민계숙 씨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성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최소 세 가지나 되었다. 정신적인 치유를 뜻하는 힐링, 몸 속 건강, 그리고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것으로 인한 몸 밖 건강. 인터뷰를 하다 보니 성악교실을 취재하러 온 것인지, 병원 탐방을 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성악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노래 잘하기’는 그냥 자동으로 얻어가는 ‘덤’ 정도로 여겨졌다.   


  다문화가정, 장애우 등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며 행복을 키우다
지난 9월 22일, 강원도 예강홀에서 민계숙 씨와 아들 정주람(25) 군의 미니 리사이틀이 열렸다. 아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엄마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꽃다발 세례가 이어졌다. 보통 공연이 끝나면 축하의 인사가 많게 마련인데 민계숙 씨는 보는 사람마다 축하의 인사보다는 감사의 인사를 더 많이 받고 있었다. 평소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저렇게 감사의 인사를 많이 받을까 싶었다. 알고 보니 민계숙 씨는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참 많이 하고 있었다. 춘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합창단을 맡고 있었고,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성악과 피아노 교육도 하고 있었다.
“다문화가족 합창단인 레인보우 칸타빌레 합창단이 올해 열린 사랑의 합창제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참석을 했는데 대상을 받았으니 잘 했지요? 한국으로 시집 온 다문화 여성들, 마음고생이 정말 많아요. 매주 만나서 함께 합창을 하는 시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일반 가정 아이들이 함께 하는 합창단도 현재 계획 중에 있다고 한다.
“저희 성악교실에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습니다. 저처럼 어릴 때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안 되어서 못 했던 분들이 많더라구요. 성악을 하면서 참 많이들 우세요. 그만큼 마음속에 쌓인 게 많다는 얘기죠. 그런 분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습니다.”
늦게나마 자신의 꿈을 이루고 이제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함께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김선순 리포터 kssti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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