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교육청 설동근 교육감은 10일 시내 고등학교 학생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기탄없는 대화를 이어가던 설 교육감은 예정된 시간을 넘겼고, 급기야 선약을 파기해야 했다. 이날 낮에 예결위원회를 마친 교육위원들과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지만 학생들과의 대화가 계속되면서 가지 못한 것.
설 교육감은 “이것 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대화를 계속했다. 4시30분에 시작한 간담회는 애초 5시30분에 끝날 계획이었으나 예정을 훨씬 넘긴 6시30분까지 이어지는 열기를 보였다.
설 교육감은 “고3학생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왔는데 형식적으로 이야기하고 보낼 수 없었다”며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0일에 이어 11일에는 시내 중학교 학생회장들과 간담회도 이어졌다. 이틀간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학생들을 통해 선생님들이나 학교측의 이야기가 전달되는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은 학교현장의 이야기를 기탄없이 토로했다.
경원고등학교 서 윤 학생은 교육청의 경직된 예산운용에 대해서 지적했다. “교실에서 복도 쪽으로 난 창문을 이중창으로 하기 위한 예산이 내려왔는데, 더 급한 운동장 쪽 이중창을 보완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정에 맞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학교에도 금연열풍이 불고 있지만 선생님들이 복도, 심지어 교무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봤다”면서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렵겠지만 선생님들도 현실적인 실천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0교시 문제’를 두고는 학생들 사이에 즉석에서 팽팽한 찬반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경혜여고 홍지흔 학생은, “작년 학생회에서 체벌에 대한 토론을 한 끝에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체벌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스승의 날 선물로 선생님들께 ‘사랑의 매’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국어 학습을 위해 원어민 교사를 확충해달라는 요구와 학생회실이 필요하다는 지적들도 공동으로 제기되었다.
설 교육감은 체벌에 대한 즉석 토론을 유도했는데, 참석한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들이 감정이 개입되는 경우는 적다”면서 “감정의 개입없는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 교육감은 이런 기회를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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