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회 울타리 지탱하는 것은 선한 사람들의 몫

-"봉사의 기쁨, 나누며 살아요."

지역내일 2002-05-09

"선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해요. 보통 선한 사람들이 묵묵하고 조용한 경우가 많지
만, 이제는 선한 목소리들이 더 용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로 바쁘게 뛰고 있는 정혁(39) 씨. 성남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모임, 반딧불이
자연학교, 사랑의 봉사회, 분당 로타리 등 여러 단체에서 10 여년을 발로 뛰어왔다. 그 과정
에서 역시 제도적 지원이나 힘이 없이는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라는 것을 느꼈다. 선한 사
람들이 묵묵히 지켜보는 것은 이제 그만, 앞으로 나와서 직접 땅을 일구어야 할 때라고 그
는 강조한다.
"어렸을 때 별명은 ''새마을 소년'' 이었어요. 아버지 손에 이끌려 매일 일찍 일어나 골목길
을 쓸고, 닦았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크게 될 수 없다, 는 게 그 분의 생각이었는
데 그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게 소원이기도 했어요."
성남시청 앞에 자리한 동아인쇄는 부친 때부터 2대째 이어오는 사업. 매출의 몇 %를 꼭
지역에 환원하고, 좋은 뜻을 가진 여러 단체에 도움을 주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동아인쇄를
보면 그가 이어가고 있는 것이 단지 인쇄업 만은 아니다. 그는 어느새 어렸을 때 보아왔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그의 부친은 다살림 생협과 봉사은행, 노인봉사대 등 여러 봉사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었
다. 지금은 시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불모지에서 땅을 일구는 것처
럼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 뜻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지금까지 그 맥이 튼튼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가 자라 지금까지 살고 있는 태평 4동은 최근 ''가장 깨끗한 골목'' 으로 상을 받기도 했
다. 그 깨끗함은 매일 2시부터 5시 사이, 3시간 동안 궂은 날씨에도 마다하지 않고 골목골목
동네를 쓸고 닦는 노인봉사대들이 일구어낸 결실이다.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일 수 있는
마음을 가진 동네, 때문에 그는 마음의 고향 같은 태평 4동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는 청소년과 노인 문제. 그것은 탁아소, 노인정 등 공간만 덩
그라니 만들어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지금 시급한 것은
가꾸어나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셈. 그런 면에서 보면 노인 문제와 청소년 문제는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성격의 것도 아니다. 맥락이 같다.
태평 4동부터 수진리 고개까지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해 청소년을 위한 문화의 발판으로
삼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낸 계획이다. 성남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모임을 비롯해
성남 내에 있는 많은 대학의 동아리와 단체들이 1달에 1번씩만 번갈아가며 맡아도 벌써 다
양한 문화행사가 거뜬히 준비된다. 노래, 댄스, 악기연주,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져 누구나 찾
아오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주변의 상권도 발달하기 마
련.
이러한 공연 문화는 또한 무료한 노인들에게도 기쁨이 될 수 있다. 청소년과 노인 모두에
게 정을 나누는 기쁨을 선사할 뿐 아니라, 노인정을 폐쇄된 성격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 꾸
밀 수 있다.
"정작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머물 공간이 아니라 머물 시간이거든요. 소외감을 덜어주
는 것이 가장 시급하죠. 건강 프로그램이니 재활 프로그램이니 하면 거창해보이지만, 실제로
는 어렵지 않아요. 뜻있는 청년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한의학을 전공한 이는 노인들의 진
맥을 보고, 청소년들이 문화 공연을 한다면 벌써 반은 시작된 겁니다."
또한 자연생태공원을 만드는 것도 추진 중이다. 반딧불이 자연학교의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자연에 벽을 쌓고 크는 아이들은 아주 큰 스승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
했다. 자연생태공원을 만들어 나무와 풀꽃들을 직접 느끼면서 자란다면 인성발달 등에도 훨
씬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필
수.
"어떤 프로그램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씨앗과도 같은 거죠. 뿌리를 곧게
내려 푸른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 여러 제도적 지원이구요. 바람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거예요. ''나의'' 일이라고 생각
할 때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울타리도 튼튼해지는 것 아닐까요?"
''대표가 곧 일꾼'' 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성남을 위한 머슴을 다짐하고 있다. 모든
일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행복해지고 편안해진다는 그의 말에서 ''함께 숨쉬는'' 우리
성남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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