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샘 ‘태양’ 난타

신나게 두드려라! 우리의 열정과 도전을 위해!

지적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감동과 열정의 난타 프로그램

지역내일 2016-03-21

   춘천시 삼천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강원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춘천시지부 ‘도래샘’. 언제부터인가 이곳에서는 신명나는 타악기 장단이 경쾌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도래샘의 지적발달장애인들이 참여하는 ‘태양’ 난타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 이들은 비록 지적발달에 있어 장애를 갖고 있지만, 흥겨운 음악과 활발한 몸동작을 통해 정상인 못지 않은 자신감을 쌓아가며 부쩍 성장해 가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열혈청춘들의 모습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북치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지는 아이들
지적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주간·단기보호소인 도래샘의 어느 수요일 오후. 커다란 난타 북 앞에 선 아이들이 연습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본격적인 난타 수업은 오후 5시 30분부터. 아직 한 시간 가량 남았지만 열 명 남짓한 아이들은 벌써부터 신이 난 모습들이다. 이들의 난타는 단순히 쿵쾅쾅 북을 두드리고 마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흥겨운 장단에 맞춰 적잖은 액션이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 그 리듬감 또한 퍽이나 자연스럽다.
“아이들이 이 수업을 얼마나 기다리는지 몰라요. 어제, 화요일에 아이들끼리 자체 연습을 하고도 오늘은 또 강사 선생님 오시기도 전에 저렇게 열심히들 연습하며 선생님을 기다리죠.” 도래샘에서 지적발달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는 이혜경 원장과 유연수 팀장은 열정적인 아이들의 모습에서 늘 큰 감동을 느끼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래샘에서는 약 8년 전부터 지적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신체, 정서, 인지 통합치료 프로그램으로 사물놀이 강습을 이어오고 있으며, 4년 전부터는 사물놀이에서 난타로 분야를 세분화시켜 진행해 오고 있다. 시에서 받는 보조금으로 주1회 강습을 진행해 오다가, 아이들의 높은 참여 열기로 올해부터는 도래샘 자부담으로 주2회로 강습 시간을 늘렸다. 현재 보호자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한다.


 분명 변화와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
이윽고 강사 선생님이 도착하자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음악 없이 난타 북 하나로 안정된 리듬감을 표출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에게서는 흔히 지적발달장애의 증세로 꼽히는 감정 폭발이나 과잉행동 장애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난타 활동에 푹 빠져 자기 생각과 느낌, 욕구를 음악으로 발산하면서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온 몸으로 난타를 두드리고 표현하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고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너무 열정적으로 북을 두드리다 연습용 스틱이 부러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는 그 상황 또한 진정 흥겨움의 과정으로 여기고 있는 자연스럽게 다음 연습으로 넘어가는 여유를 보여줬다. 이따금씩 몇몇 아이들이 좀 과하게 액션을 취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지난 주 연습에 참가하지 못한 한 친구가 의기소침해져서 자리에 앉아있는 게 보였지만, 이는 비장애인들의 예체능수업에서 흔히 표출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래샘에서 아이들의 난타지도를 맡고 있는 이은주 국악예술강사는, 비록 더디지만 꾸준한 반복과 연습 속에서 아이들이 분명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지고 있는 걸까? 의아해하던 어느 순간 팍 치고 올라오는 시점이 있어요. 저와 아이들 사이에 교감이 이뤄지고, 또 재미있게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의지가 서로 맞닿는 순간 실력은 겉잡을 수없이 늘게 되더군요. 열정적인 아이들의 모습에 오히려 제가 매번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에요.”


  노력의 결과물로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
‘태양’ 난타는 이곳 도래샘 안에서의 수업과 연습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열심히 연습한 작품을 가지고 시도의 비중 있는 행사 무대에 직접 올라 시민들에게 멋들어진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춘천시 장애인의 날’, ‘강원도 장애인의 날’ 행사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소양강문화제’ 등 일반인들의 문화행사에도 당당한 주인공으로 솜씨를 한껏 뽐냈다.
도래샘 측은 “일반 관객 분들이 집중해서 공연을 지켜봐주시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신다”면서 “큰 무대에서의 경험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값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지적장애인들이 뭔가를 한다는 동정의 시선이 아닌, ‘아, 이 친구들 정말 잘하네. 연습 많이 했네.’ 하는 얘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장애라는 게 절대 동정만 받아서는 안 됩니다. 자신들도 무언가 잘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우리는 난타를 통해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문의 : 033)244-6696 / www.ccidd.co.kr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인터뷰>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나보다 조금 약한 친구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나눠주세요!”
- 강원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이정식 회장


Q> 지적발달장애인들에게 ‘난타’ 같은 예체능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지적능력이 부족하면 업무해결 능력에도 사실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 친구들이 무엇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살피다보니 단순하면서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줘야겠다 싶었어요. 특히 예체능 쪽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은 거죠. 예체능 분야를 통해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고 비장애인들과 소통하는 길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장애인 친구들의 자립을 위한 길은, 말로만 혹은 도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에요. 스스로 자신들이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목표는 우리 친구들이 예술단을 하면서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겁니다. 현재 추진 중이며, 충분히 가능할 거라 봅니다.


Q>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관련 문화예술사업에 대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시, 도를 넘어 나라의 문화예술사업이 짧은 시간 내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치우쳐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부디 우리 지적장애인 친구들에 대해서 좀 더 큰 적극성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적장애의 특성상 정말 오래 기다려야 효과가 나는 부분입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일반인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진정성 있게 배려하고 기다려준다면 틀림없이 기대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Q. 일반 시민 분들께 특별히 부탁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장애라는 꼬리표를 떼고 나면 다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죠. 하지만 사회에서 그들을 대하는 감정은 대부분 동정입니다.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건 동정이 아니라 사랑인데 말이죠. 사실 장애와 비장애는 종이 한 장 차이에요. 분노조절장애, 공황장애 등 일반인들에게도 다양한 마음장애가 있게 마련이죠. 또한 오늘 당장 우리에게 어떤 사고가 닥칠지도 모릅니다. 차이는 아주 작은데, 벽은 너무 높아요. 나보다 조금 약한 친구,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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