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리 교회’ 김창섭 목사

“나눌 것은 적지만 행복합니다”

지역내일 2002-05-16
복잡한 아파트군을 비껴나 송포초등학교 옆으로 난 한적한 산길을 10여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가좌리 교회’. 우리 머릿속에 담긴 교회의 모습을 상상하고 찾다가는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아주 작고 소박한 모습의 교회다.
이 작은 교회의 김창섭 목사도 작은 체구로 동안의 목사. 하지만 김 목사가 지닌 마음넓이는 누구보다 넓다는 것을 인근 주민뿐 아니라 알만한 사람은 이제 다 안다.
6년 전 개척교회나 다름없는 이 곳에 들어와 신앙인으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하리라는 소명하나로 어려운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역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살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보살핀다거나 좋은 일을 한다고 매스컴을 타는 것이 정말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은 김 목사는 자신의 힘으로 누구를 보살피거나 도와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손사레를 친다. 다만 이웃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여력이 있다면 나누는 정도일 뿐이라는 것이 김 목사의 말이다.
현재 6∼7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 곳은 2평 남짓 방 하나에 2인이 함께 생활하며 부부의 경우 한 방을 쓰고 있다. 한 달 전기료 명목으로 1만원 정도 받는 것이 이들에게 받는 것 전부. 숙식은 식문화의 차이로 각자 해결하고 있다.
많을 때는 10명까지 이 곳에 머물고 있으며 몽골 이란 스리랑카 러시아 카자흐스탄 필리핀 베트남 등 20여개국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곳을 거쳐갔다.
김 목사가 신앙생활을 하게 된 동기는 공학박사를 꿈꾸며 패기만만하던 27살 폐결핵으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면서부터, 그 때 좌절 속에서 우연히 기독교신앙과 만나면서 다시 살게 된 제2의 인생을 남을 위한 봉사로 살겠노라 다짐했다고 한다.
그 이후의 생활은 이 세상의 제일 힘든 곳에서 자신을 필요로 하면 그 일에 기꺼이 봉사하겠다는 믿음하나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김 목사도 인간이기에 어렵고 힘들 때도 많다.
“한 번 도움을 주긴 쉽지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김 목사는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이기 때문에 신분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병이 나거나 사고로 다쳤을 때 안타깝다고 한다. 다행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는 손길이 많아 일산복음병원이나 일산 백병원, 한의원 등에서 실비로 치료해주기도 하는데다 근처주민들이 결코 넉넉한 이들이 아님에도 십시일반 치료비를 보태는 손길이 있어 세상살이의 따뜻함을 느낀다고.
이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일자리를 얻어주느라 김 목사의 낡은 승합차는 쉴새없이 달린다.
때로는 사고를 치고 말없이 도망가는 외국인들 때문에 김 목사가 고스란히 곤욕을 치르는 일도 있지만 우리가 예전에 진 빚을 갚는게 아니냐고 넉넉하게 웃는다.
“우리가 이전에 서독파견 광부 간호사로 일할 때, 중동지역이나 월남에서 근로자생활을 할 때를 잊으면 안됩니다. 이제 우리가 그 빚을 갚아야 합니다”라는 김 목사의 말은 우리 모두가 새겨둘 만하다. “가진게 많다고 남을 더 많이 돕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록 제게 가진 것은 너무나 적지만 그래도 나누어 줄 것이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라는 김 목사의 앞으로 희망은 사람을 키우는 일. 그동안 교회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유치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중학생 등을 가르치는 등 국가경쟁력의 으뜸인 사람 키우기에 열성을 쏟았지만 건강과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잠시 미루고 있는 일을 다시 체계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어회화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는 김 목사, 빛과 소금 같은 존재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923-146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