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농민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정성스레 가꾸어온 농작물들을 거둬들여 시장에 내다팔고 1년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그러나 가을걷이의 기쁨도 잠시 농민들은 이내 한숨을 내쉰다. 그동안 농약값이다 종자값이다 뭐다 해서 이래 저래 빌려 쓴 농자금들이 고스란히 빚이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농사지어봐야 부채탕감하고나면 손에 쥐는 건 달랑 몇 만원. 더군다나 농축산물 가격도 폭락해 농민들은 살아나갈 방도가 없다. 한마디로 농사지을 맛이 안난다는 푸념들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온다. 땅의 자식이라 농사를 짓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중간제목 - 벼 30가마에 손에 쥔건 4만원
안동지역의 추곡수매는 지난 7일 풍천면 갈전리를 필두로 시작됐다. 농민들은 애지중지 키
워온 자식같은 벼를 포대에 담아 수매현장으로 나섰다. 수매가는 40kg 1가마에 5만8천120원
으로 지난해에 비해 5.5% 인상됐다. 작황도 좋아 수매에 나선 벼는 90%정도가 1등급을 받
았다. 그러나 수매가 끝나고 증서를 받아든 농민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부채 때문이
다. 부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액수는 몇 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추곡수매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울상이다. 수매를 끝내고 씁슬한 마음으
로 막거리 한잔을 걸치고 있는 현장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한숨 그 자체다.
30가마를 싣고 추곡수매장에 나온 서후면의 김 모(68)씨는 “기가막혀 말이 안나온다”고
한다. 30가마를 팔고 손에 쥔게 고작 4만원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뼈빠지게 지은
1년농사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을까 싶어 부푼가슴으로 수매장에 나왔는데 차떼고 포떼고 나
니 손에 쥐는 게 고작 만원짜리 몇장이라는게 말이 됩니까”라며 “이 돈 가지고 농민들 어
떻게 살아가라고 그러는지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한다.
중간제목 - 추락하는 농축산물 가격
농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건 과일과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들이다. 농산물가격이
땅낮은 줄 모르고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도 돼지고기 값 하락으로 하루하루 걱
정가실 날이 없다.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사과 등 과일이 전반적으로 풍작을 이뤄 과수농가들이 일부
상품은 저장고에 보관하고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무더기로 시장에 홍수출하해 과일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30%가량 폭락했다. 사과의 경우 20㎏ 상품 한
상자당 3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만5천원에 비해 3천원 가량 떨어졌으며 배도 상품
20㎏ 상자당 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만3천원선에 비해 3천원 가량 내렸다. 포도 역시
10㎏ 상자당 지난해보다 8천원 정도 낮은 1만2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등 각종 과일 가격이
큰 폭 하락했다.
채소류도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추락만 거듭하고 있다. 배
추는 한포기에 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무우는 개당 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
교도 안될 정도로 폭락해 있다. 돼지고기 가격도 추락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간제목 -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마련 촉구
지난 8일 농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농축산물 값의 잇따른 폭락과 농가부채 가중
등 농촌경제의 악화 문제에 대해 여야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따졌다.
민주당 정철기 의원(전남 광양·구례)은 “지난 8월 농가의 각종 구매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나 상승한 반면 판매비용은 2.7%나 하락해 농가 교역교역 조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나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4/4분기가 되면 각종 유가와 영농생
산비 상승과 농산물 값 하락 등으로 농가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민
이 농사를 포기하는 사태가 오기전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경북 고령·성주)은 “올해 과일류와 채소류 등 주요 농산물 10개 품
목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IMF 이전인 1997년에 비해 9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으며 지난해
에 비해서는 모두 하락했다”고 지적하고 “농산물 가격 안정을 통해 농가소득을 안정시키
기 위해서는 생산·출하조절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재욱 의원(경북 경산·청도)은 “우리나라 농가부채 문제는 농민 개인의 문제라
기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농가부채 문제를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고 지적하고 “농가부채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중간제목 - 농민도 허리펴고 살날 오겠지요?
지난 5일 충북에서는 포도 값 폭락으로 농협대출금 2천7백여만원을 상환하지 못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비단 이런 사건이 한 지역에 국한된 일만은 아
닐 것이다. 농민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 이런 마음을 먹었음직 하다.
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농민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옛부터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어요.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민들에게 대접은 못해줄 망정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렵게
만든다면 누가 이땅에 농사를 지을려고 하겠습니까 농민들도 허리펴고 살날이 하루 빨리 왔
으면 하는게 소원입니다”
중간제목 - 벼 30가마에 손에 쥔건 4만원
안동지역의 추곡수매는 지난 7일 풍천면 갈전리를 필두로 시작됐다. 농민들은 애지중지 키
워온 자식같은 벼를 포대에 담아 수매현장으로 나섰다. 수매가는 40kg 1가마에 5만8천120원
으로 지난해에 비해 5.5% 인상됐다. 작황도 좋아 수매에 나선 벼는 90%정도가 1등급을 받
았다. 그러나 수매가 끝나고 증서를 받아든 농민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부채 때문이
다. 부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액수는 몇 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추곡수매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울상이다. 수매를 끝내고 씁슬한 마음으
로 막거리 한잔을 걸치고 있는 현장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한숨 그 자체다.
30가마를 싣고 추곡수매장에 나온 서후면의 김 모(68)씨는 “기가막혀 말이 안나온다”고
한다. 30가마를 팔고 손에 쥔게 고작 4만원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뼈빠지게 지은
1년농사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을까 싶어 부푼가슴으로 수매장에 나왔는데 차떼고 포떼고 나
니 손에 쥐는 게 고작 만원짜리 몇장이라는게 말이 됩니까”라며 “이 돈 가지고 농민들 어
떻게 살아가라고 그러는지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한다.
중간제목 - 추락하는 농축산물 가격
농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건 과일과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들이다. 농산물가격이
땅낮은 줄 모르고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도 돼지고기 값 하락으로 하루하루 걱
정가실 날이 없다.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사과 등 과일이 전반적으로 풍작을 이뤄 과수농가들이 일부
상품은 저장고에 보관하고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무더기로 시장에 홍수출하해 과일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30%가량 폭락했다. 사과의 경우 20㎏ 상품 한
상자당 3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만5천원에 비해 3천원 가량 떨어졌으며 배도 상품
20㎏ 상자당 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만3천원선에 비해 3천원 가량 내렸다. 포도 역시
10㎏ 상자당 지난해보다 8천원 정도 낮은 1만2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등 각종 과일 가격이
큰 폭 하락했다.
채소류도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추락만 거듭하고 있다. 배
추는 한포기에 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무우는 개당 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
교도 안될 정도로 폭락해 있다. 돼지고기 가격도 추락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간제목 -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마련 촉구
지난 8일 농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농축산물 값의 잇따른 폭락과 농가부채 가중
등 농촌경제의 악화 문제에 대해 여야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따졌다.
민주당 정철기 의원(전남 광양·구례)은 “지난 8월 농가의 각종 구매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나 상승한 반면 판매비용은 2.7%나 하락해 농가 교역교역 조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나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4/4분기가 되면 각종 유가와 영농생
산비 상승과 농산물 값 하락 등으로 농가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민
이 농사를 포기하는 사태가 오기전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경북 고령·성주)은 “올해 과일류와 채소류 등 주요 농산물 10개 품
목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IMF 이전인 1997년에 비해 9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으며 지난해
에 비해서는 모두 하락했다”고 지적하고 “농산물 가격 안정을 통해 농가소득을 안정시키
기 위해서는 생산·출하조절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재욱 의원(경북 경산·청도)은 “우리나라 농가부채 문제는 농민 개인의 문제라
기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농가부채 문제를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고 지적하고 “농가부채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중간제목 - 농민도 허리펴고 살날 오겠지요?
지난 5일 충북에서는 포도 값 폭락으로 농협대출금 2천7백여만원을 상환하지 못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비단 이런 사건이 한 지역에 국한된 일만은 아
닐 것이다. 농민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 이런 마음을 먹었음직 하다.
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농민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옛부터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어요.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민들에게 대접은 못해줄 망정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렵게
만든다면 누가 이땅에 농사를 지을려고 하겠습니까 농민들도 허리펴고 살날이 하루 빨리 왔
으면 하는게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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