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전문점 ‘에밀리오’

유럽 레이스의 섬세한 표현

지역내일 2002-06-03
암센터 건너편 단독주택단지 독특한 가게가 많은 인테리어 골목에 또 한 곳의 명소가 들어섰다. 이제 오픈한 지 일주일째 되는 레이스전문점 ‘에밀리오’
레이스전문점이라면 흔히 코바늘로 뜨는 면레이스 수예를 떠올리기 쉬운 우리에게 이 곳에서는 보다 고급스러운 레이스 문화, 은은한 유럽 레이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이 레이스는 얼마 전 KOEX에서 열린 리빙디자인페어에 인테리어소품으로 전시된 바 있다.
말수 적고 조용조용한 이 곳의 대표 이정숙씨가 테이블에 앉아 레이스를 뜨고 있는 모습은 명화 속의 한 장면처럼 평화롭고 단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섬세한 레이스와 완벽한 화합을 이뤄 무아지경의 작업 속에 보는 이도 함께 빠져드는 묘한 매력을 풍긴다.
독일 레이스, 또는 유럽 레이스의 한 파트로 보잉레이스, 쿠파오 레이스라고도 불리지만 정확한 기원이나 명칭은 분명치 않다. 이정숙씨가 오래 전 외국생활을 하면서 배우게 된 이 레이스작업에 대해 이정숙씨 자신이 궁금해 문헌이나 인터넷, 또 외국인들에게 자료를 구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어떤 명확한 자료가 없다는 것이 제일 안타까운 점이라고. 레이스를 배우게 된 데는 일본에서 레이스를 오랫동안 해 온 이씨의 친정어머니 영향도 컸다. 공예와 수예에 강한 일본에서도 이 레이스에 관한 정보를 담은 책들이 70년대 이후 절판된 상태로 자료가 없다고 한다.

레이스의 진수를 함께 공유하는 장소로 남고 싶어

에밀리오는 여느 레이스전문점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레이스를 작품화시켜 원목의 운치 있는 액자에 끼워 벽에 걸어 놓은 모습이나 몇 점의 앤틱가구에 걸쳐진 테이블보나 러너등만 간결하게 매치해 놓은 인테리어가 마치 갤러리 같은 분위기다. 사실 이 곳의 레이스는 실용성보다는 작품성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섬세한 표현과 인내의 공정을 거쳐 탄생하게 된다.
20수의 가느다란 면사를 사용하여 작업공정도 보다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며 언뜻 외관은 코바늘뜨기 레이스와 비슷하나 대바늘뜨기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보통의 레이스 작품을 같이 놓고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아주 섬세하다.
이 레이스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는 이정숙씨는 이태원이나 강남의 앤틱가구점 등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이고 있는 이 레이스 소품을 드물게 보긴 했지만 그것도 오래 전의 손때 묻은 낡은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희소성이 강한 레이스이다.
기본적으로 대바늘뜨기로 옷을 떠 본적이 있는 주부라면 그다지 생소하지 않게 기본기법을 익힐 수 있다는 이 레이스는 시간을 잊고 자신을 작품 속에 몰두하는 인내가 필요한 만큼 즉흥적으로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 그래서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이정숙씨가 이 곳에 가게를 연 것도 경제적인 이득을 따지자면 할 수 없었던 일이다. 6월 중순께 수강생을 받을 예정인 에밀리오는 이 섬세한 레이스의 멋을 한 사람이라도 더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픈하게 된 것이다.
사실 쉽지 않은 작업을 하게 되고 또 가게를 오픈하게 된 계기는 몇 해전 강남의 현대백화점에서 shop을 운영하던 이정숙씨가 자신이 뜬 레이스작품을 매장에 코디 해 놓은 것을 보고 기업체의 영국지사장이었던 고객의 눈에 띄어 진가를 발휘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 이 레이스를 접한 그 고객이 특별히 주문 부탁한 것이 계기로 외국에 납품계약이 되고 홍콩 등지에서 주문을 받게 되었다. 잠시 개인적인 일로 이 일을 접어 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레이스전문점을 오픈하게 된 것이 ‘에밀리오’다. 이렇게 귀한 레이스전문점이 일산지역에 있다는 것은 인테리어와 수예에 관심 있는 주부들로선 행운.
레이스 몇 점을 갤러리처럼 꾸며 놓다보니 관심이 있어도 선뜻 들어서기 힘들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이정숙씨의 절친한 지인 김정원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대입구 보세옷 집의 톡톡 튀는 의류들을 함께 차려놓았다. 하지만 이정숙씨나 김정원씨의 바람은 “물론 가게가 잘되면 더없이 좋지만 그저 부담 없이 구경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에밀리오를 지킬 생각이라고. 그들이 주변에서 상업성을 생각해 강남 등지에 shop을 열라는 걱정과 우려를 뿌리치고 이 곳 일산에 둥지를 튼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오전 10시∼오후 8시30분까지 문을 열고 일요일은 쉰다. (904-4505)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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