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동아리 ‘참살이 플레이’]

“하고 싶은 것을 해낼 때 비로소 살아있는 느낌 받아요”

노준희 리포터 2017-07-12 (수정 2017-07-12 오전 1:49:20)

아줌마들이 똘똘 뭉쳤다. 나만의 시간을 갖겠다고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다. 뻣뻣한 목을 유지할 품위 유지비용 마련에 의기투합한 것도 아니다. 몇 달 간 더위와 싸우며 대사를 외우고 동작을 외워 무대에 올릴, 다름 아닌 연극 한 편 때문이다. 무엇이 이토록 그들을 열정에 파묻히게 만들었을까.
무대에 설 그날을 기대하며 설레고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연극하는 아줌마들 ‘참살이 플레이’를 인터뷰했다.


<사진제공 김종구 사진가>


숨은 끼와 재능 발견하는 도전의 시간

아줌마들의 첫 연극 도전은 예상보다 힘들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현실을 탓하다가도, 이러는 자신들이 웃겨 폭소를 터트리기 바빴다. 방법은 노력뿐. 열심히 연습했다. 그런데 힘든 만큼 자꾸 신이 났다.
김기영(51) 참살이 플레이 대표는 흥분을 감추지 않은 채 연극의 참맛에 대해 설명했다.
“나이 무시하고 도전한 결과 대사가 안 외워져 처음엔 엄청 후회했죠. 옆에서 꼬집어가며 도와줬어요. 잠자던 뇌가 깨어났고 모든 신경이 살아났어요. 이 연극은 내 인생의 다시 못 올 기회 같아요.”
배우들은 하나같이 초보들의 향연이라고 겸손을 떤다. 아마추어라지만, 프로 같은 연기실력에 깜짝 놀란다. 저 열정을 어찌 품고만 살아왔나 싶을 정도다. 윤혜영(49) 연출가는 “배우들이 생각보다 뛰어나게 잘한다. 해 내는 것을 보면 업그레이드시켜 가르치고 싶고 또 잘 따라와 준다”고 칭찬했다.  
역시나. 정인경(46)씨는 천안아이쿱생협에서 극단 ‘플레이’를 이끈 경력이 있다. 멋진 공연을 했지만 극단을 지속하긴 쉽지 않았다.
“아쉬움이 컸죠. 다행히 함께함협동조합 인문학 강좌를 듣는 중 연기소망이 같은 이들을 발견했어요. 마침 천안NGO 공모가 있더라고요. 큰 기대 없이 응모했다가 덜컥 선정되면서부터 작은 시작이 눈 깜짝할 사이에 커다란 도전이 됐지 뭐예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 ‘참’이었고 그들은 찾아온 현실을 즐겼다.
예산군에서 인형극 모임을 하던 중 인연이 되어 단원이 된 김석향(38)씨 또한 연기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 무용 하는 재간꾼이라 참살이가 기획하는 다음 무대에서 멋진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연극을 통해 더 가까워진 나와 너, 우리

윤혜영씨는 항상 살면서 남들에게 주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자신이 줄 수 있는 건 연극 뿐. 기회가 왔다. 정인경씨로부터 연출 섭외가 들어온 것이다.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감사해요. 오히려 제가 배우게 되고 바뀌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고민을 얘기하는 깊은 관계가 됐어요. 연극은 자신의 모습을 허물지 않으면 역할로 못 만나요. 연극의 깊이를 깨치며 호흡이 맞아질 때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지죠. 연극은 관계형성에 적합한 수단 같아요.”
감내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참살이 플레이를 만난 권영희(47)씨는 이들에게서 몹시 좋은 기운을 느끼며 산다.
“19세 때 극단 오디션을 보고 다음해 노동극에 참여했죠. 그 후 마음속에만 간직한 연극의 꿈을 이제 펼치고 있어요. 연극하는 동안은 나를 잠시 잊어요. 함께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에너지가 정말 큰 힘이 돼요. 여기가 ‘진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곳’이에요. 퍼즐 맞춰가듯 행복이 완성되는 느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행복해져요.”
소녀시절부터 간직한 꿈을 펼치자 권씨는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꼈다. 권씨의 고백에 숙연해졌다가도 단원들의 명랑한 에너지는 다시 차올라 공간을 채운다.
행복한 열정을 다하는 참살이 플레이. 좋은 기운이 팍팍 솟아서일까. 성공예감이 절로 점쳐진다. 


연습에 몰두하는 참살이 플레이


□ 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

윤혜영(연출) 권영희·김기영·김석향·정인경(배우) 박경미(조명) 이선희(음향) 김난주(홍보)

참살이 플레이가 공들여 준비한 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
누구나 타인에게 말 못하고 자기만 아는 공소시효쯤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주는 연극이다. 도시 변두리 주택가에 버려진 쌀통에서 나온 수상한 물체로 인해 드러나는 각자의 욕망과 본성, 양심과 도덕을 다뤘다. 코믹한 웃음과 함께 추리극 같은 전개로 흥미진진하다.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가능하다. 연극은 천안에서 무료로 감상하기 힘든 공연이다. 이번 기회에 참살이 플레이 배우들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참신한 연극 한 편 보러 가면 어떨는지. 좋은 반응이 나오면 차후 앙코르 공연도 가능하단다.
또한 참살이 플레이는 연극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연다. 연극에 도전해보고 싶은 시민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전석 무료.

일시 : 7월 16일(일) 2시 5시(각 선착순 60명)
장소 : 천안시 동남구 대흥로 276 이랑씨어터
관람 예약 : 010-7658-0523(관람인 이름과 희망관람시간 문자전송. 10일까지)
연극 문의 : 010-5523-0835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