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인감관련 보증보험 가입 붐

악용에 따른 공무원 피해 예방 … 인감업무 폐지 요구 거세

지역내일 2002-06-10 (수정 2002-06-11 오전 11:54:38)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감담당 직위에 대한 보험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 인감의 악용에 따른 담당 공무원의 재정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인감업무의 폐지만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감이 관례상 극히 일부에서 본인증명을 위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 보험료 1인당 연 4만여원 = 인천시 남동구는 9일 인감사고 발생시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보증보험에 일괄 가입했다. 구는 구청과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인감담당 직원 18명에 대해 인사이동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이를위해 1인당 연간 4만2100원의 보험료를 지급하게 된다.
구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주민등록등·초본, 주민등록증, 차량민원 담당자 등에 대해서도 보험가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기도 시흥시는 지난달 29일 인감증명 발급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시 본청 및 13개 동사무소 인감담당 공무원 등 14명에 대해 인사이동에 관계없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직위포괄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주민등록관련 담당자에 대해서도 ‘신원보증보험’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들 자치단체가 보험가입을 추진한 이유는 전문가도 식별하기 곤란할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도장이나 주민등록증 등으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 담당 공무원들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 4억여원 배상판결 받아 = 이러한 움직임은 1997년 9월 광주 동구청 공무원 이 모(34)씨가 삼성화재로부터 7억여원의 배상금 지급요구를 받으면서다.
광주지법 제6 민사부(재판장 정영진 부장판사)는 5월 3일 이씨에게 “원고(삼성화재)에게 4억3637만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감 발급업무를 하면서 본인여부를 확인해야 할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기울이지 않은 중대한 과실이 있다”며 “업무를 담당케 한 구청에도 40%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상급심 법정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주의의무를 다 하지 못해 허위 인감증명을 발급한데 대한 법원의 판결이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동구청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이번 건을 전국공무원노조 회의 안건에 상정하고 인감폐지 및 개선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한편 이씨 돕기 모금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 “인감업무 폐지” = 지자체의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은 인감업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인감담당 공무원들에 따르면 인감 사용처는 법원의 부동산 업무와 금융기관 뿐이다. 여기에서 인감은 본인임을 증명하는 서류일 뿐이다. 이를두고 공무원들은 “개인과의 계약에 행정기관이 보증을 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계약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 이라는 주장이다.
행자부 주민과 공무원은 “인감을 요구하는 것은 법이나 원칙의 문제가 아닌 관례”라며 “법원의 부동산 업무에서 인감사용을 없앤다면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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