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차이나타운 없는 유일한 나라(지용택 2002.06.10)

지역내일 2002-06-11
차이나타운 없는 유일한 나라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북경을 비롯해서 천진 상해 중경 등 4개의 특별시, 22개의 성(省), 5개의 자치구 그리고 홍콩 마카오 대만 이렇게 보면 34개의 지역으로 나눠진다. 이중 7~8개를 제외하면 남북한 면적을 합한 것보다 지역이나 인구 면에서 월등하게 넓고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나라가 아니라 대륙이라고 하는 것이 더 합당한 표현이 아닌가. 그러나 “대만을 중국 행정 구역으로 생각하다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래에 알려진 자료에는 개방이후 중국에 대한 대만의 공식 투자 총액이 최소한 600억 달러이나 제3국을 통해 세탁되어 투자된 금액까지 합하면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또한 2001년 10월 장쩌민 주석은 대만의 대륙 통일 연맹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국호 문제로 대만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중화인민공화국이니 중화민국이니 복잡하게 부를 것 없이 그저 중국으로 쓰면 어떠냐?”고 물을 정도이니 중국의 양안(兩岸) 문제는 사실상 해결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화교는 중국의 해외영토, ‘금융제국’ 구축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영토만으로 해석해서는 중국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남아시아의 5500만이나 되는 화교(華僑)라는 ‘금융제국’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중국의 해외 영토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반대도 만만치 않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화교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화교가 부(富)를 얻는 것보다는 본토인인 썩은 군부가 이익을 챙기는 것이 더 좋다고 할 정도로 민족간의 감정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것만으로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또한 보기 드물게 억척스럽고 검소한 생활, 현명했던 투자의 결과만으로 부자가 된 것도 아니다. 이외에도 인종적 단결력, 지하조직, 정치적 실용주의, 탁월한 정보수집 그리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화교가 부를 누리는 원초적인 힘이 된 것이다.
화교는 대부분 진나라의 천하통일부터 청나라까지 본토로부터 추방되거나 난을 피해 해외로 탈출한 중국인들로서 그 중에는 권력에서 쫓겨난 인물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황실 쪽에서 볼 때 해외로 이주하는 중국인은 매국노와 반역자로 생각했기 때문에 역대 중국 정부는 그들의 생활과 복지 문제에 대해 신경 쓴 적이 한번도 없었다.
조국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존재, 중국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한 화교 5500만이 어떻게 인구 12억의 빈곤한 거인 중국 대륙을 현대화로 이끌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비결은 전세계 어느 정부도 통제할 수 없는 해외에 은닉되어 있는 보장성 재산을 제외하고도 유동재산 2조억 규모의 달러를 빠르게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겠다.
5000년의 장구하고 화려한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역대 황조를 경영해온 황하를 연구하면 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국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남만이라 해서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던 장강 지역과 그 사람들을 연구해야 한다.

중국 현대화 추진세력 화교 보호해야
이 지역은 물산은 풍부했지만 권력의 상징인 용상으로부터 거리가 멀어 한번도 권좌에 앉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시, 노래, 그림, 춤, 극 등 그들이 가진 능력을 예술적 기예를 닦는 것에 몰입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이재(理財)에 대한 천부적 재능을 키웠다. 이것은 역사적 필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오늘의 중국 경제를 크게 이끌어 중국인 경제로 만들어가는 중심 세력이 되었다. 중국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공부와 아울러 화교의 상황을 함께 연구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도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그 동안 너무 등한히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백여 년이나 지속되어 왔던 인천의 청관(淸館)까지도 홀대하여 차이나타운이 없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한 번쯤 깊이 숙고해 볼 문제이다. 혹시 우리의 민족주의는 김 구 선생이 생각했던 상생의 민족주의와는 많이 달라져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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