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진단>조급한 경기낙관 경계해야(이선우 2002.04.25)

지역내일 2002-04-25
조급한 경기낙관 경계해야
이선우 산업팀장


작년 3월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던 수출이 4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될 추세라니 반가운 일이다. 부동산 등 내수경기 부양으로 시작된 이른바 호황국면에서도 수출부진은 타개되지 않고 여전히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다. 산업자원부는 수출회복의 주역으로 반도체와 LC모니터 등의 수출단가 상승과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호조를 꼽았다.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당 1.87달러까지 곤두발질 치던 128메가디램의 수출가격이 올해 3월에는 4.40달러로 올랐다. D램 일부 업체의 생산구조조정과 주요 경쟁사간 전략적 제휴 협상진전에 따른 생산감축이 현물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15인치 LC모니터 또한 같은 기간 동안 225달러에서 250달러로 상승했다. 자동차는 품질향상, 브랜드 이미지 개선, 중·대형차 및 레저(RV)차량의 비중 증가 등으로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도 올 1분기에32.1%의 수출 증가세를 시현, 수출회복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사상최대 영업이익 낸 삼성전자와 현대차
반도체와 LC모니터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의 수출단가 상승으로 이들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내수와 수출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일 매출 9조9300억원, 순이익 1조9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통신분야에서 각각 9900억원과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도 올 1분기 기록 경신이 확실하다. 대우증권 장충린 연구위원은 “매출은 최소 20% 이상, 영업이익은 30∼40%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강력한 재정·금융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 왔다. 그 덕에 바닥을 기던 건설 등 내수경기도 급격히 호조세를 보여 자칫 과열로까지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할인매장과 백화점 이동통신업계 등 내수기업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
SK증권은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은 2조2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4% 늘어날 전망이며 영업이익도 6328억원으로 추정했다. KTF도 전년대비 77% 증가한 1조3350억원의 매출과 2300여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정보통신(IT) 중심 산업국인 홍콩과 싱가포르는 아직도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자동차 조선 등 전통산업과 반도체 IT가 접목된 한국경제는 불황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
IMF 체제하에서 진행된 업종·기업별 구조조정 또한 기업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 일등제품만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각오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브랜드 제고에 힘써온 일부 대기업들의 노력도 수출회복에 한몫했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적 호황으로 갈는지는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최근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은 지난해 보다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업의 과잉설비로 추가투자 요인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비투자가 여전히 경기 선행지수로써 유효하다”며 “아직 미래경기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산자부는 관계자는 “2001년 4월에 수출이 121억달러로 급감했고 조업일수도 올해와 비교해 1일의 차이가 있다”며 “올해 4월 수출 증가율은 6.7% 정도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자동차 등 소수 품목에 수출이 집중돼 있는 점도 부정적으로 지적했다.

대부분 중소기업 경기회복세 감지되지 않아
철강 섬유류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의 품목과 일본 중남미지역에 대한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실정이다. 산자부는 “대다수 중소기업은 여전히 경기회복의 여파가 미치지 못한 실정”이라며 “본격적인 수출회복은 하반기에 가서야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회복세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변동을 절기변화와 비교하면 지금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숲의 사정은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만발했던 봄꽃은 지고 있지만, 여름에 꽃은 피워야할 나무는 아직 잎이 무성하지 않다.
조급한 낙관론은 현단계에서는 경계해야 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루면서 경제운용 기조가 정치논리에 휘둘려 내실을 다지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경착륙(Hard Landing)이라는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선우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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