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 육성테이프 내용

“파렴치범으로 몰면 다 불어버린다”

지역내일 2002-05-07 (수정 2002-05-08 오후 3:06:39)
최규선씨는 4월 14일 자신의 선산이 있는 전남 영암으로 가는 차안에서 80분에 걸쳐 녹음을 했다. 청와대 대책회의 관련, 98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관련 등을 털어놓았다. 최씨는 녹음 말미에 미국의 김홍걸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통화가 되지 않자 메시지만를 남겼다.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구나” 등 과장된 내용이 있고, 이종찬 이강래 박주선씨 관련 부분은 본인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녹음내용을 가감 없이 소개한다. 이 테이프는 최씨가 측근에게 보관시켜온 것으로 5월 7일 발간되는 뉴스위크 한국판에 전문이 소개됐다.
/편집자 주

● 청와대 대책회의 관련
오늘 4월 14일(검찰 출두 이틀 전), 일요일 아침에 청와대 민정비서관 김현섭씨와 통화했다. 그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최규선씨 소환을 오늘쯤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검찰 관계자가 묻던데, 검찰도 별달리 나온 게 없어 곤혹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일 문제가 LA의 그 사람(김홍걸씨 지칭)에 관한 부분을 최규선씨가 어떻게 진술하느냐를 두고 검찰뿐 아니라 청와대, 그리고 모두가 떨고 있습니다.”
나는 “100만원짜리 수표 300장을 (홍걸씨에게) 건넸는데, 그건 수표였기 때문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환을 늦춰 주십시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김현섭씨는 “아무튼 박사님, 나라를 살리셔야 됩니다. 박사님이 세우신 우리 국민의 정부 아닙니까”하며 나를 달랬습니다.
내 017-98XX-70XX의 전화 내역을 보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김현섭 비서관의 휴대전화 번호는 017-7XX-71XX인데, 지금까지 수차례 통화했고, 오늘 오전 10시쯤에는 내 비서였던 여비서 박 모씨의 이름으로 개설한 미래도시환경의 모바일 폰 011-97XX-70XX로 통화했습니다. 또 그제(4월 12일)부터 이만영 정무기획비서관과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또 두 명의 국정원 직원이 모여 회의를 여러 차례 가졌다고 최성규씨가 말했습니다.
“내용이 무엇입니까”하고 물어보자 “출국금지 전에 최규선이가 떠나 버렸어야 했는데 출국금지가 돼 가지도 못하고, 또 검찰에 출두하면 최규선의 말 한마디에 우리 정권이 잘못되고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데 걱정이다라고 얘기하자 거기서 한 인사가 부산에서 밀항시켜 가지고 밖으로 보내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내가 “밀항은 하지 않습니다. 밀항하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밀항하면 미국은 갈 수 있는 겁니까”하고 묻자, 최성규씨는 “갈 수 있다. 가버리자. 정 혼자 나가기 그러면 내가 널 데리고 나가주마”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광주에 오후 8시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최성규씨가 김포로 가는 도중에 전화를 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사람이 없을 때 꼭 전화를 주라”고 했습니다. 공항에 내려 전화를 하니 “다 준비가 돼 있다. 규선아, 떠나버리자”고 했습니다.
“네가 들어가면 나라가 뒤집어진다. 지금은 안 된다. 검찰도 지금 시간을 벌고 있는 거다. 지금 청와대도 난리고 나 역시도 괴로워 못 살겠다. 나는 짐을 싸 갖고 왔다”고 했습니다. 나는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들은 내가 없어지는 것이 이 사건 무마의 첩경인 것으로 알았던 겁니다. ‘아, 그렇다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나는 지금 위태로움을 느껴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이클 잭슨 공연 관련
1998년 여름 내사가 시작됐습니다. 마이클 잭슨 공연 불발로 나를 구속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던 사람이 바로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이강래와 국정원장 이종찬이었습니다.
당시 법무비서관이었던 박주선씨를 통하지 않고 바로 김세옥 경찰청장을 불러 노란 봉투를 주면서 “이 안에 내가(이강래) 국정원 기획실장으로 있으면서 가지고 있던 최규선에 관한 자료가 들어있는데, 골인시켜라. 이 정권의 골칫덩어리에게 맛 좀 보여줘라”고 했다고 합니다.
나로 인해 마이클 잭슨을 알게 된 수많은 사람이 경찰청 수사과로 불려갔습니다. 이들을 윽박질러 마이클 잭슨 공연이 사기였다고 엮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98년 9월 9일 영장이 발부된 걸 계기로 박주선씨가 내 사건을 알고 발끈해 자기에게 보고도 없이 시작했다는 것뿐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이 나를 엮어 넣기 위해 그랬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나는 그 때 박주선씨와는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양반이 최성규씨를 불러 누가 이걸 지시했느냐고 묻고 이강래·이종찬이 그랬다고 하자 “구속영장 안 된다. 보류하라”고 해 검찰에서 영장이 기각돼 불구속으로 조사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 다음해 6월 25일 마이클 잭슨이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하게 돼 무혐의로 처리된 후로 나는 피해망상증에 걸렸습니다. 아, 이 정권은 나를 죽이려고 한다!
9월 10일 영장이 기각된 날 이재만 수행비서가 나를 평창동 청와대 경호원 아파트로 불렀습니다. “미국에 6개월만 가 있어라. 대통령께서도 구속을 바라지 않았다.”
이 비서는 “권노갑 고문도 나갔으니 미국에 가서 만나 보라”면서 “대통령께서는 ‘경찰에 구속되면 쓰고 싶어도 못 쓴다. 최규선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외국 좀 나가 있으라고 해라’는 말을 차 안에서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99년 9월 추석 직전에 미국에 나갔습니다.
그 후에 권 고문을 일본에서 만납니다. 권 고문은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정권인수위원회에 있을 때 병 보석으로 입원해 있던 권 고문에게 인사를 간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오쿠라 호텔에서 샤브샤브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권 고문은 “한국에 들어가면 내가 자네의 보호막이 돼주겠네. 내 우산 속에 있으소. 그럼 자네는 안심이네”라고 했습니다.

● 홍걸씨 압박 메시지
잘 들으세요. 이제 검찰의 소환이 임박해 가는데요. 내가 이제까지 5년을 기다리면서 김박도 알다시피 정치적 재기 그 하나만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고 모든 걸 감내하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내가 홍걸씨는 끌어안고 어떡해서든지 다 보호해줄테니까요. 그 대신 아버지한테 말씀하십시오. 나를 파렴치범으로 몰려고 한다거나, 이 최규선의 재기를 막는 어떤 방법이 시도가 된다면 나는 다 불어버립니다. 나는 죽을 각오가 돼 있어요. 이 말 명심하십시오.
김박, 꼭 말씀하셔야 합니다. 나는 아들도 있고, 내 한 몸 죽어도 내 아들이 증언할 수 있도록 나는 모든 녹음을 남겨 안전한 사람에게 맡겨놨어요. 나 죽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분명히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마세요.
그 대신 나는 김박이 안쓰럽고, 나도 불쌍한 놈이었고 김박도 거기서 소외되었던 사람 아닙니까. 우리가 서로 끌어안고 위로하고 위안이 되면서 왔는데, 홍일이 형이 또 서울에 들어옵니다. 어떤 장난을 칠지몰라요.
만약에 이런 장난이 이뤄지면 공개됩니다. 모든 게 공개될 겁니다. 그러니까 빨리, 이건 아버님밖에 없습니다. 최규선이에 대해 나중에 검찰에서 어떤 말이 나오고 변호사가 올 때에도 홍걸씨는 내가 보호해준다고 했잖습니까. 그러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나를 파렴치범으로 몰지 말라고 해주세요.
나의 재기를 막는 어떤 시도라도 있을 때는 바로 끝나버립니다. 아시겠죠. 김박 명심하십시오. 김현섭씨하고 계속 통화하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도 통화하고 거의 매일 통화합니다. 이 분 참 현명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나는 이 사람하고만 통화를 할 테니까요. 김현섭씨에게 됐다 안됐다는 메시지만 전달해 주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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